"메르스 진정세 판단 유보"… 건국대병원 부분폐쇄
"메르스 진정세 판단 유보"… 건국대병원 부분폐쇄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6.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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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밖 환자 속출… 방역당국 "추가 확산 여부 갈림길"
▲ 방역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에 신규 외래·입원 중단 등 부분폐쇄 조치를 단행한 24일 건국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관계자가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연합뉴스

보건당국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유보했다.

방역망 밖에 있던 환자가 잇따라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권덕철 총괄반장은 2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주말까지는 대책본부가 진정세라고 보고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진정세 판단에 대해) 답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강동성심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구리 카이저재활병원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확산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19일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날 추가 확진된 환자는 1명에 그쳤었다. 이는 지난달 30일 2명의 신규 환자가 나온 이후 증가 폭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당국의 관리 대상에 빠져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추가된 메르스 확진 환자 가운데 176번 환자는 76번 환자와 같은 시기에 이달 6일 건국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이미 76번 환자와 관련된 감염 위험자들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176번 환자는 관리 대상에서 누락돼 있었다.

대책본부는 "76번 환자가 당시 건국대병원에 머문 시간이 짧아 노출 가능 범위를 좁게 설정했는데, 오늘 확진된 176번 환자는 그 범위 바깥에 있던 환자라서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누락 경위를 해명했다.

178번 환자 역시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가 확진을 받았다.

평택성모병원, 평택 박애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가족이지만, 대책본부는 178번 환자를 관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대책본부는 "지금은 병원 환자와 가족은 물론 방문자까지 광범위하게 관리 대상에 포함하지만 당시 메르스 역학조사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 환자의 누락 경위를 설명했다.

16일 증상이 발현한 이 환자는 21일까지 지역사회를 활보했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이 환자의 존재를 파악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자가 격리조치했다.

▲ 방역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에 신규 외래·입원 중단 등 부분폐쇄 조치를 단행한 24일 병원관계자들이 로비로 출입하고 있다.ⓒ연합뉴스
잇따라 추가 확진자가 발생으로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구리 카이저재활병원 등 격리·폐쇄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은 건국대병원에 대해 신규 외래·입원 중단 등 부분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건국대병원은 지금까지 환자가 다녀간 6층 병동에 대해서만 부분폐쇄 조치를 취해왔는데 이날부터 병원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권 반장은 "건국대병원은 76번 환자의 경유병원으로, 그간 1인 격리 조치를 실시해왔으나 관리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170번째 환자에 이어 176번째 환자가 확진돼 환자의 동선이 광범위한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집중관리병원이던 평택굿모닝병원은 23일 자정 격리가 해제됐다.

당초 격리기간은 21일까지였으나, 격리대상 환자 13명 중 6명의 발열로 한 차례 코호트 격리를 연장했다. 이들은 메르스 재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날 종료 예정이던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는 별도의 종료기한 없이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현재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모두 179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27명, 퇴원자는 67명이다. 치료 중인 환자 85명 가운데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는 16명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