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 세월호보다 무서운 메르스
'소비 위축' 세월호보다 무서운 메르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17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소기업 72% "체감경기 악화… 경영상 피해 입어"

▲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이 확산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피해가 세월호 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달 9∼13일 닷새간 전국 중소기업 615곳, 소상공인(전통시장 포함) 1403곳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을 했더니 이처럼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17일 밝혔다.

메르스 발생(5월 20일) 전보다 체감경기가 악화했다는 중소기업은 조사 대상의 71.5%, 실제로 경영상 피해가 있다고 답한 곳은 53.7%였다.

업종별로는 학교 수련회 등 단체 활동이 줄고 대규모 회식을 자제하는 풍토가 생기면서 교육 서비스업의 매출액이 37.3%, 음식점업의 매출액이 36.6% 줄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평균 2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예술·여가 관련 업종의 매출 감소 예상폭이 31.1%로 가장 컸고 숙박·음식업(28.7%)과 운수업(28.5%)이 뒤를 이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전보다 매출액이 평균 35.6%, 고객 수는 34.9%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전통시장은 매출액이 평균 42.0% 줄어 중소기업보다 타격이 컸다.

메르스 피해는 최근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초기에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평택의 경우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폭이 56.1%에 달해 광주(24.2% 감소)나 울산(14.5% 감소)보다 피해가 컸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고와 비교해 메르스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은 절반 이상인 50.4%로 조사됐다.

제조업(44.4%)보다는 서비스업(51.8%), 메르스 미발생지역(49.0%)보다는 주요 발생지역(60.8%)이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르스의 피해를 빨리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확산 차단'(75.4%)을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중기청은 "이달 발표한 2천4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절차와 평가과정을 대폭 간소화하는 등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경제적 대응방안을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고용증가를 이끌어 온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종이 메르스 직격탄을 맞아 전체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종의 매출 감소로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 14일 오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손님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8∼14일 560개 외식업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주 전과 비교해 평균 매출액이 38.5% 감소했다.

정부가 파악한 도소매업종 매출 동향에서도 6월 첫째주 백화점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고, 대형마트 매출도 같은 기간에 3.4% 감소했다.

이 기간의 카드승인액은 5월 1∼2주 평균 대비 5.5% 줄었다.

고용 분야는 일일 통계가 집계되지 않지만 이들 지표로 미뤄보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종에서 이미 고용 위축이 현실화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용지표 특성상 속보성 통계가 없어 메르스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각 지역에서 보고되는 고용 관련 동향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