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닮은꼴' 중국 침몰 여객선 '인재(人災)' 의혹
'세월호 닮은꼴' 중국 침몰 여객선 '인재(人災)' 의혹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6.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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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는 없고 사망자 65명으로 늘어… 370명 이상 생사불명
▲ 중국 양쯔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지 나흘째를 맞았으나 생존자는 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전날 밤 선박에 구멍을 뚫어 잠수부를 투입하는 등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생존자는 14명에서 늘지 않은 채 4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사망자만 65명으로 증가했다.ⓒA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부근 양쯔(揚子)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의 사망자가 4일 65명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세월호와 비슷한 '인재(人災)'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전날 밤 강물 위로 드러난 선박 바닥에 가로 55㎝, 세로 60㎝ 크기의 구멍을 뚫어 잠수부들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들은 진입한 곳에서 이미 숨진 시신 39구를 발견해 인양했을 뿐이었다. 진입한 선내에서 생명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잠수부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8시께 사망자는 65명으로 늘었다. 구조된 사람은 선장을 포함해 14명으로 전날과 같다.

모두 456명이 탑승한 유람선에서 370명 이상이 여전히 생사불명인 상태다.

구조대는 선내에 다수의 '에어포켓'(공기층)이 존재할 가능성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가 급격히 전복됐기 때문에 일부 공간에 에어포켓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 해군 측도 선내에 4곳의 에어포켓이 형성돼 있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구조대는 에어포켓이 존재하는 구역을 절개할 경우 승객들의 생존력을 급격히 떨어트리게 될 뿐만 아니라 배 안에 남은 부력마저 없어질 가능성이 있어 3곳가량에 구멍을 뚫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선체를 세워 인양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정부는 둥팡즈싱 긴급구조 경비로 1000만 위안을 승인했다.

둥파즈싱호의 사고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유람선 선장이 사고가 발생한 직후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한 데 대해 선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이어 유람선이 1994년 건조 이후 수차례 개조돼 구조와 설계변경이 이뤄졌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선박 길이가 초기 설계 당시 60m였으나 76.5m로 늘어 회오리바람과 같은 강풍에 견디기 어렵게 되면서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람선 선장인 장순원(張順文·52)씨는 실명과 사진이 전날 밤 중국언론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장씨는 기관장과 함께 초기 구조된 극소수 생존자에 포함되며 한국의 '세월호' 이준석 선장처럼 승무원과 승객을 버리고 먼저 도망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운항 경력 35년인 그는 큰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으며 각종 평가항목에서 '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2년전 둥팡즈싱호가 안전조치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난징(南京)시 해사국은 2013년 선박 안전검사 기간에 둥팡즈싱을 포함해 6척의 양쯔강 유람선이 자동위치확인시스템(AIS)의 작동 불량 등을 포함해 각종 안전조치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다만 해사국 웹사이트에 올려진 이 보고서에는 위반내용이 뭉뚱그려 표시돼 있을 뿐 둥팡즈싱호의 개별적 위반 내용은 나타나 있지 않다.

한편,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있던 사고 현장과 난징(南京)의 스지위안(世紀緣) 호텔 등은 눈물바다로 변하는 등 중국 전역이 침통한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