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계파갈등 심화… 비박계, '유승민 사퇴론'에 반격
與 계파갈등 심화… 비박계, '유승민 사퇴론'에 반격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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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정병국 "劉 혼자 책임 아니다"… 이인제 "靑과 조율했어야"

새누리당은 3일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과 관련, 협상을 총괄했던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주장과 당청갈등을 놓고 친박-비박계 뿐 아니라 당 지도부 간에도 의견이 충돌, 내홍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친박계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의 책임을 유 원내대표에게 돌리며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를 한 지 하루 만인 이날 비박계 중진들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일제히 반격을 가하며 유 원내대표를 감쌌다.

특히 이들은 메르스 사태가 악화되는 와중에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당정협의 회의론'까지 제기하며 유 원내대표를 압박한 것을 강력 비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중진들의 발언에 맞서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거론하며 재반박에 나섰으나 유 원내대표 책임론에는 '사태 수습이 급선무'라며 한발 물러섰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 이번 일이 계파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옛 친이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은 회의에서 '메르스 사태'를 거론, "첫 환자가 죽는 날 청와대는 뭘 했나. 국회법을 못 받아들이겠다고…"라며 포문을 열었다.

특히 청와대의 당청협의 중단 시사 발언에 대해 "지금이라도 당정청이 모여 메르스 확산 방지, 국민 불안 해소를 해야 할 시기가 아니냐"며 "메르스 해결은 뒷전이고 당청간에 내분이나 일으키고 이 정부가 생각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선 "야당도 명분이지 그게 무슨 실리가 있냐. 아무리 조문을 들여다봐도 (개정 전후가) 뭐가 차이가 나냐"라고 지적한 뒤 친박계의 유 원내대표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이런 사태가 일어났으면 힘을 실어주고 최고위원회의가 격려해줘야지. 국회법 개정안이 원내대표 단독으로 했냐. 공동 책임 아니냐"고 말했다.

친이계인 정병국 의원도 "메르스 총체적 난국을 보면서 세월호참사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속에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가적 역량을 다 모아도 부족한 시점에 당청간 갈등하는 모습은 무책임한 정치의 극치"라고 가세했다.

또 "국회법 개정안 통과 이후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이게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정치인 모두 책임이지 왜 유 대표 책임이냐"며 "당 지도부라는 최고위에서 책임공방을 하는 자체를 이해 못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당정 협의 회의론에도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냐"고 꼬집었고, 전날 친박의원들의 모임에 대해선 "정부의 책임있는 법제처장이 민감한 시기에 나와서 그런 자리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옳으냐.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태호 최고위원은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은 이미 정략적, 공격용으로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순진했고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괴물법'이 탄생했다"며 "여러 협의 과정에서 올바른 정보가 공유되지 못했다면 그 문제는 문제삼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여야가 다시 (국회법 개정안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국회 안에 충분히 그런 협의를 끌어낼 역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이번 조항이 강제 지시 성격이 있다면 헌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게 아닌가 싶어 중대한 문제라 생각한다"며 "국가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잘 몰라서 거기까지 이르렀다면 더 논의해서 바로잡는 게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사태의 본질은 우리 당청관계의 문제다. 대통령이 우리당의 중심이고 최고지도자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운명공동체가 아닌가"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청와대와 전략적 조율이 끝난 다음에 단추를 끼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이송 전에 여야 지도부가 모여앉아 이 부분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강제성이 없다'는 게 담보되면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수정요구를 국회에서 보내더라도 정부가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거부할 수 있게 하는 단서 조항을 만들어 번안해 다시 의결하는 방법도 있다"고 '중재안'을 냈다.

유 원내대표 사퇴 요구와 관련,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금은 책임공방이 문제가 아니라 사태 수습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라며 "엉클어진 사태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고, 이정현 최고위원도 "지금 그(원내지도부 사퇴) 문제보다 더 큰 본질의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하고 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장우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 "당청을 조율하는 게 원내대표 역할인데 도리어 당정청 갈등을 부채질하고 조장하는 역할을 해 왔다"며 거듭 사퇴를 주장했다.

반면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 있지만 정치권은 집안싸움과 헤게모니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며 "국회법 개정안 논란은 소모적인 공방을 멈추고 위헌성 문제는 필요하다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아침소리'는 이어 청와대를 향해 "국민 불안과 정치위기 상황은 당의 단합과 더욱 원활한 당청회의를 통해 슬기롭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청간 협의를 촉구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