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6개월째 0%대… 디플레이션 정말 괜찮나
소비자물가 6개월째 0%대… 디플레이션 정말 괜찮나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6.02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소비자물가 작년보다 0.5%↑…"하반기 갈수록 상승 예상"
▲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시민이 감자를 구입하고 있다.ⓒ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유류 가격 하락과 도시가스요금 인하가 5월 물가를 끌어내렸다. 올 초 담뱃값 인상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4개월째 마이너스 물가다.

하지만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 요인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1월부터 1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 0.8%로 내려간 이래 6개월째 계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상승률은 전월(0.4%)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가 4월보다 소폭 오른 데 대해서는 "채소류와 축산물 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도시가스요금 인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19.3% 하락해 저물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 도시가스 값은 작년보다 20.9% 떨어져 전기·수도·가스 가격이 전체적으로 9% 내렸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1% 올라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역시 5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라 세부항목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배추(85.9%)와 파(65.6%), 감자(25.7%), 마늘(17.2%), 고춧가루(9.8%), 돼지고기(7.6%) 값이 뛴 영향이다. 배추와 파 등은 몇년간 가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줄여 가격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0.3% 내렸다. 등유(-26.0%), 자동차용 LPG(-25.3%), 경유(-19.9%), 휘발유(-17.2%) 등 저유가 영향을 받은 유류 제품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비스 가격은 1.6% 상승했다. 물가를 전체적으로 0.88%포인트 끌어올렸다.

공공서비스는 0.5% 상승했다.하수도료(7.6%), 요양시설이용료(6.5%), 외래진료비(1.9%)가 오른 영향이다.

개인 서비스 가격도 작년 동월 대비 1.8% 올랐다.

전세가격은 3.4%, 월세는 0.3% 올랐다. 집세 전체로는 2.4% 상승했다. 부동산중개수수료는 2.3% 내렸다.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5%), 공동주택관리비(4.0%), 중학생 학원비(3.2%)는 상승했지만 해외 단체여행비(-6.3%)와 국제항공료(-11.4%)는 내렸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4% 떨어졌다.

정부는 향후 소비자물가에 대해 하반기로 갈수록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를 1.01%포인트 끌어내렸다"면서 "올해 1, 3, 5월에 걸쳐 세 차례 내린 도시가스 가격 하락 영향도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김 과장은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없어져 공급측 상방요인이 작용하고, 실물경제가 점차 개선되며넛 수요측 상방요인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는 이란 핵협상과 예멘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과 여름철 기상재해 등 변동요인 가능성도 있어 물가 변동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