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불법도박시장, 대책 마련 시급하다
[사설] 커지는 불법도박시장, 대책 마련 시급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5.05.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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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등 변화된 환경 반영해 대응해야
효과적 단속 위해 범정부차원 기구 필요

불법도박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8년 53조원이었던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지난해 75조원으로 늘었다.

합법적 사행산업의 매출액이 19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팽창 속도가 우려스러울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불법 도박시장의 규모는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의 규모는 3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도박에 빠진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적발되고 있다.

지난 2013년 프로농구 승부를 조작해 불법 도박에 관여한 것이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었지만 최근에 또 다시 현직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엊그제는 회원 3만명에 판돈 4200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조직이 적발됐다.

이들은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를 '유망 IT기업'으로 속여 중국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차려 직원까지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직원은 내막을 모른 채 취업했다.

운영조직원 18명 가운데 취업 준비생을 포함해 13명이 이런 방식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때에 일자리로 포장된 범죄 집단으로 끌어들였다니 정말 아연 실색할 노릇이다.

불법도박 홍보 글은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등 소설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가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활성화되면서 불법 도박 광고.홍보는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다.

SNS가 사회적 일탈행위를 부추키는 도구가 돼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홍보하거나 고객을 유인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심찮게 터지고 있는 유명 연예인의 불법 도박 사건들 대다수가 지인들이나 SNS 통해 정보를 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청소년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단속이나 대책은 턱없어 불법 도박에 따른 폐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모바일 등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대응전략 마련 등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점조직으로 운영, 대포폰과 차명계좌 등으로 회원 관리를 하고 있어 조직적 범죄집단에 다를 바 없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단속기구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해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범죄 수익금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

특히 이들을 적발하기 위해 과감한 포상금 지급 등으로 내부자 제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불법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을 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거액을 탕진하고, 빚을 졌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이 파탄 나는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박은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렵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방의 유혹'에 빠져 거액을 잃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