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투자유치 행사...'침묵 모드'
홍준표 경남지사 투자유치 행사...'침묵 모드'
  • 김용만·박민언 기자
  • 승인 2015.05.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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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금품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경상남도 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기소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기소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홍 지사가 경상남도 행사를 통해 공개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1억 원 수수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 21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홍 지사를 불구속기소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홍 지사는 2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열린 '경상남도 투자유치 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지사는 이날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힘을 쏟았지만 성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세간의 관심과 달리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았다.

홍 지사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그만하세요. 도정을 지금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며 검찰 수사와 기소 등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

홍 지사가 행사장 헤드 테이블에 앉은 모습을 사진 기자들이 촬영하려 하자 이를 경남도청 공무원이 제지하면서 양 측간 승강이를 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이전에 검찰을 향해 거칠게 쓴소리를 하던 것과는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차례 자신의 착잡한 심경을 담담하게 밝혔다.

홍 지사는 석가탄신일인 25일 페이스북에서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공직에 들어서서 즐풍목우(櫛風沐雨)같은 30여년 세월을 보내고 이제 세상을 돌아볼 때인데도 아직도 번뇌는 그치지 않고 있다"며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21일 페이스북에서는 "7살 때 고향을 떠나 50여 년을 타향을 떠돌다가 3년 전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면서 "고향을 떠난 이후 50여년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순탄한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다. 늘 그랬다"고 자신의 인생 역정을 회고하기도 했다.

홍 지사가 침묵 모드로 돌아선 것은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옛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출처를 해명하면서 '집사람 비자금'이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른 점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홍 지사가 언론에 대해 무대응 전략으로 나선 가운데 기소 방침을 정한 검찰은 정확한 기소 시기를 저울질하고 하고 있다.

이미 성 전 회장의 세부 일정이나 경남기업 관계자의 진술 등 홍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기초 증거는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증거들이 남은 리스트 6인방이나 사면 특혜 의혹 등 진행되고 있는 수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기소할 경우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지사는 법정에서 본격화될 검찰과의 공방에 대비해 변호인과 함께 재판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용만·박민언 기자 polk88@hammail.net, mu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