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장관회담 4년 만에 재개… 오는 30일 유력
한일 국방장관회담 4년 만에 재개… 오는 30일 유력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5.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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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미사일위협 공조방안-국방교류협력 논의"… 한일관계 돌파구 여나

▲ 한국과 일본이 4년여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북 군사정보 공유를 비롯한 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사진 왼쪽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오른족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오는 30일 4년여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북 군사정부 공유를 비롯한 안보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개최에 따라 경색된 한일관계가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양국 국방장관의 회담일은 최종 조율 중이지만 아시아 안보회의 이틀째인 30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공조 방안과 국방 분야 교류·협력 증진 방안, 양국 방위정책 관련 사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절차를 비롯한 민감한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난 19일 일본 측이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일 방위협력지침과 이를 반영한 일본의 안보법제 개정안 등을 한국 측에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일본 측의 강한 요청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과거사 문제 등으로 촉발된 국민감정을 고려해 회담 테이블에 선뜻 나서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미측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일 국방장관회담 개최를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일본 측은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2012년 추진했다가 무산된 GSOMIA는 미측에서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은 한국군과 자위대간 군수물자 융통을 가능토록 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도 희망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측은 상호군수지원협정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의제화하길 원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일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일본 내에서 이뤄지는 안보법제 개정안 논의사항은 설명을 들을 것"이라며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 국지도발 위협 등에 대해서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방부는 한일 경색 국면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 측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일 양측은 이달 초부터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는 쪽으로 의견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국방장관회담 추진 사실이 국내 언론에도 포착됐으나 국방부는 일본 측과의 최종 조율이 덜 됐다는 이유로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언론에서 회담 추진 사실을 먼저 보도하게 됐고, 우리 국방부는 일본 측에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국방부는 몇 차례 혼선을 보이다가 이날 일본보다 4~5시간 앞서 일정을 공개하는 것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역사 문제에 따른 양국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 2011년 6월 이후 중단돼왔다.

한편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는 예년처럼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도 열려 북한 핵·미사일 위협한 공조 방안,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관련 사안, 인도적 지원·재난구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는 한일 양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아세안(ASEAN) 등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과 안보 전문가 등이 참가한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