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기문 총장 방북허가 철회 유감"
정부 "반기문 총장 방북허가 철회 유감"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5.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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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립의 길로 나아가지 말라" 촉구
북한, '남북 메신저' 반기문 총장 필요없다는 뜻인 듯
▲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돌연 철회한 20일 오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일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허가 결정을 철회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추진해온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북한이 금일 방문 허가를 철회한다고 알려온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북한이 고립의 길로 나아가지 말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내민 대화와 협력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길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변인은 북한이 방북 허가를 철회한 배경과 관련해 "현재 우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내의 특이 동향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공단 문제와 방북 불허의 연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북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방북을 불허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방북을 불허했는지에 대해 정부가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반 총장의 21일 개성공단 방문 승인이 철회되면서 이날 선발대가 방북해 의전 등을 논의하려던 계획도 취소됐다.

앞서 반 총장은 19일 오는 21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공개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자임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반도 긴장 고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반 총장의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북한의 갑작스러운 허가 철회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의 정확한 속내는 알기 어렵지만, '남북대화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던 반 총장을 오지 못하게 막으며 남한과 '대화 의지'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국제기구 수장에 대한 외교적 결례까지 무릅쓰고 돌연 방북 허가를 철회한 것은 나이가 어린 김정은 제1위원장의 외교 경험 부족이나 정치적 미숙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반기문 총장에 대해 국제기구의 수장이면서도 남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해 남북간 대화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 방북 허가를 취소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2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반 총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보도한 이후 반기문 총장을 '유엔 사무총장'이라고만 지칭할 뿐 실명을 직접 거론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