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예비군 총기난사'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
軍 "'예비군 총기난사'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5.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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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예비군들과 마찰 없었다"… 가해자 최씨, 자살암시 문자 보내

▲ 육군 중앙수사단장 이태명 대령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총기난사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육군은 전날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 가해자 최모(23)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장 이태명 대령은 14일 중간사고 발표를 통해 최 씨가 올해 3∼5월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22일 초·중학교 동창인 친구 김모 씨에게 "5월 12일에 나는 저 세상 사람이야, 안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5월 12일은 최 씨가 예비군 동원훈련에 입소한 날이며 총기 난사 사건은 다음날 발생했다.

최 씨는 같은 친구에게 지난달 25일엔 "5월 12일이 마지막이야", 이달 5일엔 "예비군이야, 실탄 사격하는 날 말하지 않아도 예상"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총기 사건을 암시했다.

그가 친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100여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는 모두 약 1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친구는 이들 메시지에 대부분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사건 당일인 13일 사망 직후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서도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 예비군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4일 오후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내 사고현장인 예비군사격장을 군 관계자가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최 씨는 사격 훈련을 앞두고 동료 예비군들을 총으로 쏘기 쉬운 장소인 1사로(사격구역)를 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입소 첫 날인 12일 현역병 조교에게 "1사로가 잘 맞는다"며 1사로 배치를 요청했으며 사건 당일 사격장에서도 동료들에게 같은 말을 했다.

중앙수사단은 이 같은 정황도 최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보고 있다.

최 씨는 올해 초부터 선박용접공 자격시험을 봤으나 실패해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군에 입대하기 전인 2010년 2월에는 '과다운동성 행실장애' 등으로 6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 복무 중에도 자살징후가 식별되어 B, C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으며 주특기 적응에도 어려움을 보여 보직이 4차례나 변경됐다. 근무 부대도 대대 1번, 중대 2번을 옮겼다.

최 씨는 예비군 훈련 기간 동료 예비군들과는 별다른 마찰이 없었던 것으로 중앙수사단은 보고 있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