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총리 검찰 출석 "진실 이기는 것 없어"
이완구 전 총리 검찰 출석 "진실 이기는 것 없어"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5.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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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수수의혹' 피의자 신분…"검찰서 소상히 입장 밝히겠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고검으로 출두하고 있다.ⓒ연합뉴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검찰에 출석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 정치인 8명 중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인물은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이 전 총리가 2번째다.

14일 오전 9시 55분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고등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총리는 "이번 일로 인해 총리직을 사퇴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검찰에서 소상히, 상세히 제 입장을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000만원 수수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를 마치고 필요하면 인터뷰를 하겠다. 검찰 조사 전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뒤 12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에 나선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 온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건네받은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3000만원은 쇼핑백에 담겨 있었다는 진술을 검찰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차량 하이패스와 네비게이션 분석 등을 통해 성 회장의 당시 동선과,캠프 관계자 증언을 통해 성 회장과 이 총리가 만난 상황을 복원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남긴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을 직접 줬다고 주장했지만, 이 전 총리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해왔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는 잘 알지도 못 할 뿐더러, 증거가 나오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1년 동안 무려 200여 차례나 통화하고, 수십 차례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검찰을 통해 공개되면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여 결국 취임 70일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퇴임한 이후 줄곧 자택에 머물며 별다른 행보 없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소환을 앞두고 특수통 검사 출신의 변호인을 선임한 뒤 검찰 조사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총리를 상대로 당시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 금품을 받은 적이 있는지, 선거 자금을 투명하게 회계처리했는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조사는 특별수사팀 소속 주영환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1명이 맡았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 전 총리를 상대로 갖가지 의혹들을 확인한 뒤 기소 여부 등에 대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