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부작용 발표 취소, 식약처 눈치 본 것 아냐"
"백수오 부작용 발표 취소, 식약처 눈치 본 것 아냐"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5.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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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할 우려 때문… 논의 끝 결정한 사항"
▲ ⓒ연합뉴스

한국소비자원이 예고와 달리 '백수오 건강식품 관련 부작용 사례' 발표 계획을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소비자원은 4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 4천448건 중 부작용 사례 400여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예정 발표일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이례적으로 돌연 발표 일정을 취소했다.

소비자원은 이에 대해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할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발표 취소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이 계속 접수되고 있어 첨예한 문제인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취재에 혼선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가 안전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의견 충돌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식약처 눈치' 논란이 일자 13일 "백수오 논란이 민감하다고 판단해 발표를 취소하게 된 것"이라며 "식약처와 자료에 대해 조율한 적이 없었고 의논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있어 논의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며 "소비자원은 식약처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이처럼 결정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 같은 추측이 제기된 이유는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검출된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입장인 반면,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에 대해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백수오 구매자들은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피해자 모임 카페에 간 기능 저하, 소화 불량, 피부 질환, 두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제품 복용과 증상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구매업체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소비자원에는 하루 평균 30건 이상의 '가짜 백수오' 부작용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백수오 유전자 검사 결과 발표 직후인 4월22일부터 지난 5일까지 2주간 백수오 건강식품 관련 부작용 경험 사례 400여건이 접수됐다.

부작용 내용은 △소화기 장애 △간기능 손상 △통증 발생 △혈액순환·신경계 이상 △자궁근종·출혈 등으로 이 가운데 무려 34.8%(139건)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백수오궁, 백수오퀸, 백수오시크릿 등으로 가짜 백수오 원료를 공급한 내츄럴엔도텍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원료를 공급받아 만들어진 제품들로 대부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