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청래에 직무정지 추진… "최고위 출석정지"
문재인, 정청래에 직무정지 추진… "최고위 출석정지"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5.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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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심판위, 정청래징계건 원칙대로 조속 결정해야"
정청래 반발에 두차례 입장 발표해 '사실상 직무정지' 강조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를 발표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정 위원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졌다.ⓒ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근 '공갈 발언' 파문을 일으킨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사실상 '최고위원직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입장표명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출석을 정지시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다시 한번 최고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분명히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문 대표는 자신의 '자숙 요청'에 대해 정 최고위원이 "가급적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침묵하는 게 좋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정 최고위원은 분명한 자숙이 필요하다"며 "본인도 자숙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는데 스스로 밝힌 자숙의 내용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리심판원에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건이 회부된 데 대해 "당령에 따라 원칙대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윤리심판원에서 조속하게 결정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강력 조치를 취하면서 쇄신 의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정 최고위원 발언에 격분하며 사퇴 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에게도 복귀 명분을 주며 사태 수습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은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의 직무정지로 봐야 한다"며 "정치적 결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동안 당의 규율과 기강을 위해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자숙'이 당의 단합과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는 "가급적 빨리 최고위 업무에 복귀해 당 정상화 및 단합에 앞장서주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또 문 대표는 당의 혁신방안 마련을 강조하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보다 깊고 넓은 혁신의 길을 찾겠다"며 "문제를 덮거나 책임을 피하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의 부족함에 대한 책임 추궁이나 성찰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이번 사실상의 '직무정지' 조치를 계기로 주 최고위원 등의 복귀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사실상 기능상실 상태에 빠진 최고위원회 정상화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아울러 재보선 패배 직후 약속한 인적쇄신을 위한 당직개편, 기득권 포기 등 쇄신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전열을 정비, 당의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정 최고위원의 반발에도 거듭 입장발표를 자청하면서 당의 기율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의 카드는 정 최고위원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진통을 겪으면서, 최고위가 파행하고 문 대표가 두 번이나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혀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런 와중에 비노진영을 중심으로는 이번 조치가 지도부의 책임을 피해가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와 혼란이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