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한인 대학생 CNN과 인터뷰 "잡히기를 원했다"
'북한 억류' 한인 대학생 CNN과 인터뷰 "잡히기를 원했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5.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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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억류' 한인 대학생 CNN과 인터뷰. (사진=CNN 영상 캡처)

최근 불법입국 혐의로 북한에 억류된 한인 대학생 주원문 씨(21)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진 입북했으며 불법 입국할 당시 북한 당국에 체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인 대학생 주 씨는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북한에 오게 됐다”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북한에 억류된 주 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뉴욕대를 다니다 휴학했다.

CNN은 주 씨가 중국을 통해 북한에 불법 입국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것에 불안해하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한인 대학생 주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처벌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체포되길 원했었다”며 “불법인 것을 알지만 나의 입북을 통해 멋진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런 일들이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주 씨는 북한에 불법입국한 경로에 대해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만리장성 인근에서 철조망 2개를 넘어 농경지를 지나 큰 강이 나올 때까지 걸어 북한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큰 강을 따라 걸어가다가 북한군에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서계에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으로 입국했어도 북한의 아량으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북한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북한 여행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항상 그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영주권자인 한국인의 북한 입국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주 씨는 2001년 가족과 미국 위스콘신주로 이민을 간 뒤 뉴저지주 로드아일랜드로 이사했다. 그는 이번 불법 입북에 대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비롯해 한국 정부 대표, 미국 정부 대표에게 일절 알리지 않았다.

한인 대학생 주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부모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여기 있는 사람들이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해 줘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건강하게 잘 먹고 침대 3개에 전용욕실이 있는 곳에서 지낸다”면서도 “TV, 라디오, 인터넷, 전화 등 외부와의 접촉은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으로 입국했기 때문에 외부 접촉을 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며 “현재 범죄를 저질러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불법 입국 혐의로 기소될지, 북한 당국이 언제 가족이나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허용할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CNN 영상에 등장하는 주 씨는 놀라거나 불안한 기색 없이 웃는 표정이었으며 인터뷰에도 차분하게 응했다.

CNN은 2일 북한 당국에 주 씨와의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4일 밤 당국의 허가로 단독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주 씨는 지난달 22일 체포됐으며 지난 2일 북한 관영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주 씨가 지난 4월22일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불법 입국했으며 불법 입국이 북한 법의 심각한 위반임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에 주 씨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