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 대해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하고 부적절한 연설"이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여야는 아베 총리 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침략,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을 우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침략과 식민지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어린 사죄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새롭게 강화된 동맹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했던 연설이었다"며 정부의 대미·대일 외교의 재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을동 최고위원도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해서 사과는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과거사 청산의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렸다"며 "아베는 어찌 부끄러움을 모르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교당국은 일본의 도발에 있어서 한 치의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역사전쟁에 비장하게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교관 출신 심윤조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 "내용이나 수준은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상당히 실망스러운 측면이 많았다"며 "미일관계 강화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나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대한 비난이 미국에서도 일고 있고 외국에서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앞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관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벌인 김종훈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첫 줄부터 마지막까지 참으로 뻔뻔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우리가 미국에 대한 설득 노력을 좀 더 강화해서 미국을 통해 일본이 조금 알아듣도록 메시지가 계속 가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부적절한 연설이었다"고 총평하고 "그 연설 자체가 만들어진 것부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를 눈감는 자는 미래를 볼 수 없다고 했다"며 "일본이 가해를 했고 그 가해(의 상처)가 남아 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둥 그런 연설은 우리의 분노의 자아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특히 "잘못된 침략 행위, 잘못된 역사, 그리고 상처가 컸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조차 사과하지 않으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아베 총리의 연설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일본에 결국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독일의 거듭되는 사과와 상처 치유 노력이 독일을 더 의미 있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아베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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