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연, 완패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라
[사설] 새정연, 완패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라
  • 신아일보
  • 승인 2015.04.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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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승리나 패배보다는 전패가 오히려
당을 바꿔 국민 앞에 닥아 설 좋은 기회다


이번 4·29 재선은 여야가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여야가 4석을 다투는 재보선을 총선 치루듯이 당력을 총동원, 올인한 선거였다.

여 야 대표가 리더십을 평가 받는 것을 넘어 차기 대선까지도 넘볼 수가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은 선거였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 단조롭게 나타났다. 야당 전패 여당 완승이라는 성적표를 안겨 준 것이다.

이러한 표심은 내년에 있을 총선을 비롯, 향후 여론의 좌표를 읽을 수가 있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당은 지역 개발과 경제문제에 올인하였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왔다. 결과는 정권 심판론과 같은 추상적이면서도 정쟁적인 것에 국민의 눈이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쟁보다는 생활과 직결된 구호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국민은 핍박한 가정경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내걸은 경제실패 부패정권 심판 등은 야당이 선거때마다 내걸은 구호여서 국민은 이러한 구호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야당만이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안방인 광주 서을에서조차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참패하면서 제1야당이라는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당내에서는 가까스로 이길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투표 결과 당선된 천 의원과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의 표차는 22.6%포인트로 컸다. 호남 민심이 친노(친노무현) 지도부에 등을 돌린 경고여서 정계 개편 등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선거 최대 피해자인 문 재인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호남 민심에 깔려 있는 ‘반노(반노무현)’ 정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에도 큰 흠집이 나게 됐다.

특히 호남 지지 성향이 강한 서울 관악을이 새누리당의 품에 안긴 것에 새정치연합은 곱씹어 봐야 된다. 관악을은 1988년 이후 27년간 단 한 번도 새누리당에 의석을 내주지 않았던 곳이어서 이번 패배는 뼈아픈 상처로 남게 됐다.

야당 불패지역이란 별호를 갖고 있지만 야권 분열까지 겹쳐 고배를 들었다. 경기 성남 중원, 인천강화 서을 등 수도권 전 선거구에서 야당이 패함으로서 수도권에 선거구를 갖고 있는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몰 수가 있다.

실제로 야권의 이지역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 이대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4·29재보선이 정계 개편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전해 준 메시지는 너무나 간결하다. 국민은 정쟁을 접고 국민 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개혁이 시급한 공무원 연금과 경제관련 입법안 등 산적한 국정과제를 국회가 기피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성완종 사건으로 여당과 정부의 지지도가 하락하면서도 야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오히려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 등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잇다. 국민이 야당에 대해 기대를 안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만큼 우리나라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라의 장래가 튼튼할수록 야당이 강력하고 건강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이 실망할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 국민의 여망이 무엇인지 밝혀진 이상 국민이 바라는대로 좌표를 설정, 정치에 임하면 되는 것이다.

해묵은 정치이념이나 구호로 국민을 피로하게 하는 것 따위는 이제 접어야 된다. 새정치 연합은 진로를 좌에서 우로 대폭 수정, 야당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 주면 되는 것이다.

어설프게 패하거나 승리한 것 보다 이번의 전패가 새정치연합의 장래를 위해서는 오히려 잘 된 것이라고 본다. 국민에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 차기 대안 정당으로 우뚝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