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서 10대 남매를 양육하고 방치한 A(55·여)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방임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3년경부터 최근까지 수원시 권선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쓰레기를 쌓아둔 채 아들(17·발달장애 1급)과 딸(15)을 양육한 혐의다.
이 같은 사실은 26일 오후 4시30분경 한 주민이 "아파트 3층 베란다에 사람이 옷을 벗고 매달려 있다"며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당시 경찰과 소방관들은 A씨 집 현관문이 잠겨있어 5층 옥상에서 로프를 이용해 들어가 쓰레기 더미 위에 방치돼있던 남매를 발견했다.
자폐증이 심한 아들은 거실에서 나체로 발목에 끈이 묶여있었으며, 딸은 속옷만 입은 채 앉아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집에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와 연락해 아들은 인근 병원에 입원시키고 딸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했다.
A씨의 딸은 경찰에서 "오빠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릴 것 같아 끈으로 묶어 뒀었다"며 "쓰레기는 2~3년 전부터 밖에 버리지 않고 집 안에 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편은 10여년 전 집을 나갔으며,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리로 일하다가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소유하고 있는 해당 아파트를 매매한 A씨는 오는 7월 이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를 팔고 받은 돈으로 69개월 간 체납한 관리비 등 400여만원을 납부한 것을 알려졌다.
권선구 직원과 대한적십자사 봉사자 2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A씨의 집에서 쓰레기를 치웠다. 구는 쓰레기의 양이 3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신아일보] 수원/임순만 기자 sml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