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파란만장한 장미의 삶… 좋았어요”
한선화 “파란만장한 장미의 삶… 좋았어요”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4.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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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부작 주말극 ‘장미빛 연인들’ 주인공 소화
“연기돌에서 가능성 있는 배우로 도약” 평가
▲ (사진=연합뉴스)

“제 근성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시크릿의 한선화(25)는 52부작 MBC TV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을 끝내고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작은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 호평받은 그는 같은 해 tvN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 비중 높은 조연으로 잇따라 출연하더니 이번엔 장편드라마 주인공을 거뜬히 소화했다.

종영 후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게 붙는 수식어인 ‘연기돌’에서 가능성 있는 배우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선화는 “52부작을 소화하며 캐릭터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야 하는 책임감을 배웠다”며 “나 자신을 테스트해본 것 같다”고 스스로 대견한 듯 보였다.

‘장미빛 연인들’에서 백장미는 극이 거듭할수록 내적인 변화와 성숙을 거치는 역이었다.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자란 철없는 ‘마마걸’로 엄마 친구 아들 박차돌(이장우 분)을 만나 혼전임신을 하고 부모의 반대 끝에 결국 가정을 버린다. 그러나 배우로 성공한 뒤 강한 모성애에 끌려 재벌남과의 재혼을 포기하고 아이와 차돌에게 돌아가는 캐릭터다.

그는 “장미는 워낙 기복이 심하고 감정선이 왔다 갔다 하는 역이어서 체력 소모가 심하고 정신적인 에너지도 많이 필요했다”며 “때론 버거워 흐름이 끊기기도 했고 감정이 와 닿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한선화는 장미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상상하며 일기를 써보곤 했다. 성격상 재미를 붙이려면 이해가 돼야 해 대사 한 문장이 납득되지 않아도 살을 붙여 자신만의 해석을 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자 장미가 아픔을 간직한 채 모성애를 깨달아간 것처럼 감정이 쌓이는 걸 기다려 역할에 과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극이 전개될수록 딸 초롱이를 향한 사랑이 커져 눈물 연기도 불어났다.

“초롱이와 연기하며 모성애가 보여야 해 난관에 부딪혔는데 장미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잖아요. 장미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따라갔어요.”

덕분에 드라마를 모니터링하며 어느 순간 스스로에 대한 평가보다 시청자 입장이 돼 극에 빠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내가 드라마에 묻었구나’란 생각을 한 순간이었다. 극 전개가 빨라 산후우울증을 겪고 아이와 남편 곁을 떠나는 장면이 두 회 만에 표현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식을 버리는 건 나쁜 일이지만 장미의 산후 우울증이 심하다는 게 충분히 표현됐다면 그런 행동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됐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박차돌의 출생의 비밀, 장미 아버지 백만종(정보석)의 과한 악행 등으로 막장 논란도 있었다.

“드라마이니 현실적으론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작가님이 극 전개에서 필요한 장치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돌 가수로서 출산,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극 중 악의 축이던 백만종의 뜻을 거슬러 대치하는 장면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 아버지가 이해 안 돼 ‘현실에 이런 아버지가 있을까’란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장미에 몰입된 이후부터는 그런 아버지가 이해되더라고요. 극중 부녀 관계처럼 미운정 고운정이 쌓였어요. 하하.”

정보석을 비롯해 임예진, 이미숙, 장미희, 반효정 등의 중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정보석에게선 연기에 대한 열정과 풍부한 표정을 배웠다. 정보석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으며 연기에 소홀할 수 없었다.

장미의 엄마로 출연한 임예진은 평소 ‘세바퀴’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분이 있었다.

그는 “임예진 선생님은 새벽에 저를 집에 불러 대본 리딩을 함께 하며 챙겨주셔서 진짜 엄마 같았다”고 말했다.

단체 리딩 때마다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준 이미숙은 7회쯤에 한선화를 불러 “네가 역할을 생각하고 연기하긴 하나보다.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그저 무섭게만 보인 반효정도 “열심히 해줘 고맙다”고 격려해줬다.

김사경 작가는 종방연에서 한선화를 칭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작가님이 처음엔 제가 캐스팅된 게 탐탁지 않으셨대요. 첫 리딩 후 걱정도 많으셨고요. 그런데 종방연 날 제게 장미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하셨어요. 언젠가 제가 ‘연기를 하며 상처가 치유되는 것 같았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걸 보시고 ‘뭘 좀 아는 애구나’란 느낌이 드셨대요. 그 말씀에 저도 눈물이 났어요.”

이 드라마 최종회에서 그는 면사포도 처음 써봤다. 현실에서 사랑 경험이 별로 없어 상대역인 이장우와 연기하며 때론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 해본 게 너무 많았다”며 “장미가 파란만장해서 좋았다. ‘내가 언제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한층 커졌을 터.

“다음 캐릭터를 만나는 게 아직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커요. 준비하는 동안 고통스럽고 도마 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장미를 끝까지 잘 소화해줘 고맙다’는 댓글을 보고 울컥했어요.”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