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공개 비판
현직 부장판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공개 비판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4.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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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바성 없어"… 현직 판사 이어 또 반대 글
▲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현직 부장판사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직 판사가 박 후보자에 대한 대법관 임명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온지 4일 만이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소속 문수생(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는 20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자신의과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반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정당화하는 박 후보자를 우리는 대법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며 박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문 부장판사는 "(박 후보자는) 독재정권에 의한 고문치사사건의 은폐 시도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혐의가 짙고 수사에 참가한 동료검사조차도 외압을 인정하며 '치욕적이었다'고 술회하는데도 '당시 아무런 외압을 느끼지 못했고 2차 수사 때 최선을 다해 사건 진상이 드러났다'는 등 합리화하는 데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상옥 후보자에게 재판을 받는 국민에게 법관들은 사법부의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호소했다.

문 부장판사는 "이제라도 박 후보자 스스로 여러 문제들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본인과 사법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과 도리"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문 부장판사는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가 2010년 회원 명단을 공개했을 당시의 60명 회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서울고법 배석 판사 시절인 2009년 당시 촛불재판 개입 논란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의 처신을 비판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박노수(사법연수원 31기·49) 서울중앙지법 판사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수사 당시 은폐·축소 사실을 몰랐다는 박 후보자의 발언이 거짓"이라며 박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달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은폐에 관여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알면서도 진실 은폐에 관여하는 등 검찰의 본분을 저버리는 처신을 결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1987년 민주화를 앞당긴 결정적 도화선이 된 박종철 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면서 "그런 역사적 사건에 제가 평검사 시절 수사팀의 일원으로 참여해 미력하나마 진상을 밝히기 위해 하루 1~2시간 겨우 눈을 붙이면서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 청문회를 거쳤으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