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10… 與 '반성 유세' vs 野 '대여 공세'
재보선 D-10… 與 '반성 유세' vs 野 '대여 공세'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4.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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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파문… 재보선 승패 가를 핵심 변수에 살얼음판
▲ 19일 오전 중원구선관위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선거공보와 함께 선거 당일 투표할 수 없어 거소투표를 신청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발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의 필승 전략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여권 핵심부를 겨냥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새누리당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득점을 최대화하는 묘안을 짜내야 하는 처지다.

새누리당은 핵폭탄처럼 터진 '성완종 리스트'가 이번 재보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 아래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공식선거전 시작 후 첫 휴일인 19일 4·29 재보궐선거 지역 중 가장 승산이 높은 곳으로 기대하고 있는 경기 성남중원에서 표밭 다지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성남 중원은 두 차례 지역구 의원을 지낸 신상진 후보의 선전과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승산이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다른 세 곳과 달리 성남 중원의 신 후보는 야권 후보들보다 안정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4·29재보선 성남중원에 출마한 신상진 국회의원 후보가 19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신 후보와 함께 장대비 속에서도 지역내 교회와 재래시장, 지하철 역세권 상가 등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표심에 호소했다.

김 대표는 모란시장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완종 파문'을 언급, "성 전 의원 사건으로 국민 모두가, 어떻게 생각하면 참 불쾌하고, 또 여러가지 걱정을 많이 끼쳐 드린 데 대해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부터 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정말 애국심이 강하고 또 이런 면에서 철저하게 깨끗하신 분"이라면서 "대통령이 확실한 생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검찰도 이번 기회에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제대로 수사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총리 해임건의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새정치연합에 대해 " "대통령도 (중남미 순방 가서) 안 계신데 총리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국민이 불안하지 않겠나"라면서 "일주일만 참아달라"고 호소하며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어 20일 서울 관악, 22일 인천 강화, 23일 광주 등 선거 지역을 돌며 현장 선거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표심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4·29재보궐 성남중원에 출마한 정환석 국회의원 후보가 19일 경기 성남 중원구 모란시장에서 비를 맞으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고리로 '부정부패 정권 심판'을 내걸어 수도권 표심 공략에 힘을 쏟았다.

새정치연합은 공식적으로는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선거의 제1 기조로 유지하면서도, 성완종 파문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악화를 의식해 점차 '심판론'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우의를 챙겨입고 성남 중원을 찾아 정환석 후보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하고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나는 등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성완종 파문을 언급하며 "새누리당은 부패정당으로 차떼기 당의 DNA가 흐르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심판해줘야 부정부패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문 대표는 "꼭대기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는 등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내는 동시에 "투표를 해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심판론이 밑바닥 정서를 자극, 애초 불리했던 수도권 판세를 반전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태를 선거와 연계시키려는 시도가 자칫 지나친 정쟁으로 비쳐져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면서,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공식 기조로 유지하고 있다.

문 대표는 성남 중원 출정식에서 "재벌 대기업 유보금은 손도 못대면서 서민 지갑만 털어가는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부정부패 정당이 경제를 살릴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후 서울 관악을로 이동, 쇼핑몰이나 '순대타운' 등을 돌며 상인이나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표심 잡기에 열중했다.

문 대표는 다음날 오전 지도부와 함께 성남 중원에서 현장최고위를 연 뒤, 혼자서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서을로 이동해 1박2일 일정으로 선거 지원을 벌일 계획이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