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AIIB, 기존 국제질서의 보완역할"
리커창 총리 "AIIB, 기존 국제질서의 보완역할"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5.04.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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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 "중국 성장률 7% 달성 쉽지 않아"
日 아베 총리 겨냥해 "역사 교훈 배워야"
▲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중국 정부 홈페이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 "AIIB는 현재 세계 금융시스템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지 새로운 금융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는 동등한 위치에서 아시아 개발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총리는 최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현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수호하기를 원한다", "현 질서를 깨트릴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세계은행(WB) 등과 협력하면서 선진 경험을 습득해왔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국제기구들도 중국기업이 더욱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왔다며 "중국은 평화, 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현 국제시스템으로부터 혜택을 받아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중국이 독자적인 국제금융기구 창립에 박차를 가하고 위안화 국제화 행보를 강화하는데 대해 중국판 '마셜플랜'(미국의 유럽부흥 정책)이나 '브레턴우즈 체제'(달러 중심의 경제질서)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브레튼우즈 체제가 세계를 이끄는 지난 70년 동안 세계은행 총재는 모두 미국인이었다. 반면 IMF 총재는 모두 유럽인 차지였다.

리 총리는 이러한 지적을 일축하며 "현재 금융체계를 깨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우리는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른 개발은행과 함께 협력해 왔고 AIIB 역시 현재 세계 경제 시스템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가 하강 압력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성장률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급격히 떨어진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난해 4분기(7.3%)보다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리 총리는 늘어나는 고용과 소득 증가, 고용 환경 개선 등이 긍정적이라며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리 총리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로 돈을 찍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세계경제를 되살리려면 결국 구조개혁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일 역사문제와 관련, 2차대전이 끝나고서 70년간 인류가 또 다시 큰 세계대전을 겪지 않은 것은 '어리석은 전쟁'의 교훈을 새겼기 때문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적 책임'을 다시 한번 거론했다.

그는 "정치학 일반원칙에 따르면 한 국가의 지도자는 선대가 만든 역사적 성과를 계승할 뿐 아니라 그들이 저지른 범죄행위의 역사적 책임도 짊어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진정으로 (자기) 민족에 대해 정체성과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