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443만명 돌파… 17년 만에 최대
제조업 취업자 443만명 돌파… 17년 만에 최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4.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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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없는 고용' 우려… 단시간·외국인 근로 증가 등 영향

경기 회복이 더딘 데도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2개월 연속으로 늘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까지 불어난 것이다.

제조업 전반의 성장이 둔화된 상태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2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9000명(3.7%) 늘어난 44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991년 516만 명을 넘어섰던 제조업 일자리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여파로 1998년에는 392만 명까지 급감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1999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430만명을 넘지는 못했고,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에는 다시 400만명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2012년 7월 부터 한 해전 대비 제조업 취업자가 3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980년대 경제 활황 속에서 61개월 연속 증가했던 이후 최장 기록이다.

증가폭도 2012년 1만4000명에서 2013년 7만9000명, 지난해 14만6000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2005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60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견줘보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2012~2014년 제조업 생산은 각각 1.4%, 0.7%, 0.1% 늘어 증가폭이 둔화했는데도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성장 없는 고용'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D 프린터' 등 신기술의 영향으로 제조업의 영역이 확장되고, 해외 공장을 국내로 들여온 이른바 '유턴 기업'이 늘어난 것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 전반의 성장세와 공장가동률 등이 여전히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의 일자리 증가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높은 생산성이 뒷받침되는 고급 일자리 증가보다는 고령 근로자들의 재취업과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 등이 주된 원인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2년 이후 외국인 근로자가 36만명 대에서 41만명 대로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 분석가들은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고용은 일자리의 질이 낮을 수 밖에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제조업의 성장 여력을 늘리기 위해 혁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제조업 생산과 고용의 동조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선 제조업이 계속 성장하면 제조업에서의 지속적인 고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