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서산 선영서 영면
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서산 선영서 영면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5.04.13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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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아오다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고(故)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평소 그리워하던 어머니 곁에서 영면한다.

13일 성 전 회장의 영결식이 오전 8시 40분 서산의료원 인근 서산 중앙감리교회에서 발인 예배로 열린다. 장지는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 선영 부모 합장묘 곁에 안장해 영면한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성 전 회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공부하며 기업을 일으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지난 2003년 장학 사업에 대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성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학재단은 지난 1990년 4월 성완종 이사장의 기부로 31억 원의 기금을 조성 재단을 설립, 현재 충청권 및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25개 지부에서 대학 진학 등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서산장학재단은 1991년 설립이래로 총 315여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에티오피아, 태국 등 해외를 포함한 2만 여명의 청소년에게 20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2011년 기준)

또한 도시와 농촌간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가을 음악회 등 문화 사업을 매년 충청권을 중심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노인 대상 복지 사업과 지역 장애인 단체에 운영비 지원 등 3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5일장으로 치러진 성 전 회장의 빈소에는 장학재단 회원을 비롯해 장학금을 수혜 받았던 학생과 시민 등 수천여명의 조문객이 그의 모습을 회상하며 마지막 가는 성 전 회장의 곁을 지켰다.

반면 생전에 성 전 회장과 교류하며 재정적 후원을 받아온 정치권 인사의 모습은 비교적 한산했다.

지난 11일 성 전 회장의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정부의 자원외교 수사에 있어 단서나 이렇다 할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경남기업을 처음부터 표적으로 수사를 몰아간 부분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몰아간 사람들이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표적 수사를 강조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충남지사도 조문을 마치고 “우리 국민들 모두 이 현실에 대해 가슴 아파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번 일로 그 분에 대해 알게 됐다. 그런 분이 우리 곁을 떠나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2일 빈소를 찾은 잠비아 루사카 전 대주교(86)는 “2010년부터 충청권과 잠비아 간에 민간교류 사업을 펼칠 때 족장들을 한국에 초청해 농업교육과 새마을교육 등을 후원하며 잠비아와 한국이 교류하는 데 많은 길을 내주셨다”며 “아프리카인으로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일 이었다”고 성 전 회장을 회상하고 기도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인재육성과 지역발전, 해외 건설 공사 등 지역과 국가경제에 기여해온 성 전 회장을 잃은 충청권 민심은 서산의 큰 별이 졌다고 크게 상심하며 박근혜 정부와 검찰, 정치권을 향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 전 회장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해 250억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800억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검찰이 씌운 혐의는 사실과 다르다”고 결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일 북한산에서 현 정부 실세의 명단과 금액이 적힌 쪽지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신아일보] 서산/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