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포식자' 끈벌레, 한강 하류에 또 대량 출몰
'물속의 포식자' 끈벌레, 한강 하류에 또 대량 출몰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4.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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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뱀장어 90% 폐사…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펴져 재앙 수준"
▲ 경기도 고양시 행주어촌계는 한강 하류에 바닷속 유해생물로 알려진 끈벌레가 다량으로 출몰했다고 5일 밝혔다. 한 어민이 그물에 걸린 끈벌레를 옮기고 있다. (사진=행주어촌계)

끈벌레가 또 다시 한강 하류에서 발견됐다. 이번에는 대량으로 출몰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고양시 행주어촌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조업을 시작한 이후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붉은 끈벌레가 다량으로 발견됐다.

어민들이 실뱀장어 등을 잡으려고 설치한 그물에 끈벌레가 함께 걸린 것이다.

30여명으로 구성된 행주어촌계는 어민 1인당 약 7개씩 포획용 그물을 한강에 설치하는데, 그물마다 끈벌레와 대다수 죽은 실뱀장어가 섞인 채로 발견됐다.

심할 경우 실뱀장어 한두 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끈벌레로 그물이 가득차기도 했다.

어민들은 한강뿐만 아니라 임진강에서 조업하는 파주어촌계에도 같은 피해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박찬수 행주어촌계장은 “7∼8년 전 처음 붉은 끈벌레가 한두 마리 보일 때는 어민들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올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퍼졌다”라면서 “이곳은 마치 재앙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끈벌레 때문에 실뱀장어 90%가 폐사하고 있다”면서 “어제 오늘은 수확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 보고에 따라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주 중으로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유형동물 1300여 종 대부분은 바다에 서식한다”며 “국내 민물지역에서 보고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종을 밝혀내는 데만 1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바닷속 유해생물로 알려진 끈벌레는 2013년 봄 한강 하류에 나타나면서 국내에 처음 보고됐는데 실뱀장어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어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일본에 분포하는 끈벌레는 모래나 개펄 속, 해조류 사이 또는 바위 밑에 서식하는 벌레로 몸길이 약 30cm이지만, 몇몇 종은 수m가 넘으며 30m나 되는 종도 있다.

끈벌레는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동물, 갑각류, 연체동물 등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등 포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