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마지막날'… 경남지역 규탄 움직임 확산
무상급식 '마지막날'… 경남지역 규탄 움직임 확산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5.03.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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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한 끼 단식'으로 동참… 시민단체 "전국적 투쟁으로"

▲ 3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지역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무상급식 법제화를 위한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상남도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3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무상급식이 유상으로 전환되는 다음 달 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경남 교사 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에 따르면 이번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이날 현재 600명이 넘어섰다.

이날 회견에서 전교조는 무상급식이 유상으로 전환되는 것을 규탄하고 학교현장에서 생길 문제점과 어려움을 교사의 목소리로 알릴 계획이다.

교사 선언에서는 경남도의회를 상대로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활용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철회를 요구하고 시·군의회에서 이 조례를 제정하지 못하도록 대응한다는 뜻을 담는다.

또 무상급식 중단으로 학교현장에서 발생할 혼란에 대해 홍준표 도지사와 도의회에 책임을 묻고, 친환경 무상급식이 법제화되도록 학교급식법 개정운동을 펼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나서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이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한 끼 중단 단식'도 벌인다.

도내 전역 각급 학교에서 교사 수백 명이 점심때에 무상급식 실현을 염원하는 문구를 작성해 빈 식판에 올려놓고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회원이 30일 오전 창원시내 홍준표 경남지사의 관사 앞 거리에서 순찰중인 경찰이 지나가는 가운데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창원교육지원청 세미나실에서 '경남 무상급식 실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경남운동본부 진헌극 공동대표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동의하는 도민과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으로 투쟁 주체를 형성해 투쟁 열기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적 투쟁·대중 투쟁·선전홍보 투쟁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벌이는 한편, 경남 만의 투쟁이 아닌 보편적 교육복지를 내건 전국적 투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진 대표는 주장했다.

진 대표는 도지사 주민소환과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재의 요구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하고 18개 시·군 운동본부를 연계해 1인 시위와 국회의원·도의원 공식질의, 대규모 집회 개최 등 대중 투쟁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무상급식 중단에 찬성한 도의원에게 항의전화를 하거나 아파트에 현수막 부착하기 등 일상 투쟁과 학교급식법 개정, (가칭) 친환경무상급식 경남추진위원회 구성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남 하동군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27일 하동군 지리산 관리소 하동분소 주차장에서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전교생 37명 중에 36명이 등교를 거부했다.ⓒ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지난주부터 하동과 함양 등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를 중심으로 등교 거부와 함께 급식비 거부 운동 등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등교 거부 논란도 있었지만 도교육청이 '어른들의 문제로 아이들한테 피해가 가면 안 된다'고 해당 학부모를 설득해 이번 주 들어 일단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급식비 거부 운동에 나서면 경남교육청으로서는 적절한 대안이 없어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농촌지역에서는 전교생이 50명 안팎의 소규모여서 10명 이상만 급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식재료 납품업자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워 식재료를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아이들이 급식을 먹고 학부모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교육청 예산에도 큰 타격을 입힌다.

4월부터 돈을 내고 급식을 먹어야 할 21만8000여 명의 학생 중 10% 정도만 급식비를 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학생 1인당 한달 평균 5만원씩 10개월을 계산해 교육청 처지에서는 연간 11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이 발생하게 된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한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없는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욕먹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 지사는 욕먹는 것이 두려워 망설이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시류에 영합해서 눈치나 보는 것도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여론에 따라 춤추는 것도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박민언 기자 p4568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