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실무기구 구성부터 여야 엇박자
연금개혁 실무기구 구성부터 여야 엇박자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3.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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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신뢰와 인내 바닥 드러내"… 野 "토끼잡는 사냥개 아니다"
▲ 새누리당 유승민(왼쪽)·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주례회담장에 들어서며 다른 곳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원내지도부는 31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기구의 구성과 일정 등에 대한 협상을 이틀째 이어간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열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와 관련해 한 차례 협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새누리당은 5월2일로 못박은 연금 개혁 시한을 고려해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시한을 정할 경우 공무원단체의 반발을 불러와 판을 깰 수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회동에 앞서 열린 양당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상대당을 향한 날선 비판이 난무해 향후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솔직히 신뢰와 인내 바닥이 드러나는 상황"이라며 활동 시한을 빌미로 실무기구 출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새정치연합을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원내수석부대표 간 접촉을 통해서 실무기구의 구성과 활동시한, 역할 합의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면서도 "소득대체율을 이야기를 하면서 야당이 공무원 연금개혁의 발목을 잡고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재정 절감과 함께 노후소득 보장이 충분히 유지되게 해달라는 앞뒤가 안 맞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자가당착"이라면서 "야당은 시간 끌기, 정략적 계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열린 현안브리핑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무래도 개혁의 의지가 없는 모양"이라며 "공무원연금개혁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실패하게 하려는 발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대표가 경제정당을 표방한다고 하면서 그 첫걸음이 될 공무원연금개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며 공무원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의도적으로 근본적인 개혁을 무산시키려는 것은 더욱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은 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군사작전', '토끼몰이'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무조건 기한을 정해 기한만 도래하면 처리하자는 것인데, 이는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연금 개혁에 수년간 대타협을 위한 진통과 노력이 수반됐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한 마디에 마치 군대 작전하듯 하는 건 없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합의, 재정절감 효과, 적정 노후소득 보장, 사회적 연대 강화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가능하면 5월2일 전에 합의를 이루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와 맞추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성주 의원도 "새정치연합은 토끼를 잡는 사냥개가 아니다"며 새누리당이 공무원을 '토끼몰이'하듯 연금 개혁을 추진한다고 비판한 뒤 "실무기구의 시한을 정하면 공무원 단체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한을 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 대타협 기구에서 제시된 다양한 대안들을 모아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고 국가재정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