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마지막길' 수만명 시민 추모 물결
리콴유 '마지막길' 수만명 시민 추모 물결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3.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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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측근 참석한 가운데 화장… 각국 지도자 대거 참석

▲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의 국장 행사장인 싱가포르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가운데) 현 총리 등 유족들이 리 전 총리의 영정과 함께 도착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이 2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싱가포르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서 엄수됐다.

이날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은 자신들의 '국부'가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국회의사당에 안치된 리콴유 전 총리의 시신은 12시30분 운구 차에 실려 국회의사장 입구를 빠져나왔다. 예포가 달린 운구 차에 실려 장례식장인 싱가포르국립대 문화센터(UCC)로 향했다.

고인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등 가족과 정부 주요 관료·정치인이 뒤를 따랐다.

시청·파당광장·싱가포르 콘퍼런스홀 등을 거치는 15.4km의 운구 행렬 주변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몰렸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리콴유 전 총리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새벽부터 싱가포르 의사당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 모였다.

시민들은 비가 쏟아지자 "하늘조차 울고 있다"며 '리콴유'를 일제히 외쳤다. 이들은 "당신(리콴유)을 사랑한다"며 싱가포르 국기를 흔들었다.

▲ 싱가포르 국가 장례식이 열린 29일 오후 거리의 시민들이 비를 맞으며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에서 장례식장인 국립대학 문화센터로 향하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운구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현지 생방송 캡처)
장례식에는 리콴유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를 비롯한 가족, 토니 탄 대통령, 고촉동 전 총리 등 국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외국 조문단으로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각국 지도층 인사가 찾았다.

이날 국장은 리셴룽 총리를 시작으로 토니 탄 대통령, 고촉동 전 총리, 옹팡분 전 장관 등 10명이 추도사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례식이 끝나고서 리콴유 전 총리의 시신은 만다이 화장장으로 옮겨져 가족과 측근들만 참석한 가운데 화장됐다.

장례식은 국영 방송과 리콴유 전 총리 추모 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유해를 실은 운구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중국 신화사)
싱가포르민간항공국(CAAS)과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구 행렬의 상공에서 소형 무인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했다. 추모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도 연장 운행에 들어갔다.

리콴유 전 총리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리조트 월드 싱가포르'와 '마리나 베이 샌즈'의 카지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동안 문을 닫았다.

의사당과 전국 18곳에 설치된 추모소에는 28일까지 150만 명이 넘는 추모객이 찾았다.

리셴룽 총리는 장례식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분이 밤낮으로 긴 시간 분향소에 줄을 서 기다리며 조문을 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지난달 5일 폐렴으로 입원한 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가 23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 자치정부 총리를 지냈다.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탈퇴한 뒤 초대 총리로 취임해 25년간 집권했다.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금융·물류 중심지인 부국으로 건설했지만, 강압적인 통치 로 민주주의를 희생시켰다는 지적도 받는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