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연장' 은행들 불만
'안심전환대출 연장' 은행들 불만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3.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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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로 은행권 수익성 악화… 대출시장은 혼란

29일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한도를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시장금리보다 월등히 낮은 수준으로 책정됨에 따라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계부채 안정화 차원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협조했던 시중은행들은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불만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는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계획보다 늘면서 은행들도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될 전망에 따른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평균 변동금리는 연 3.5%대로, 이 금리 대출자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은행은 1%포인트에 가까운 대출금리 손실을 보게 된다.

중도상환수수료도 받지 못하는데 별도로 이를 보전할 방도도 없다.

앞서 대신증권은 안심전환대출 1차 한도인 20조원이 소진된다는 가정하에 전체 은행권 손실이 1400억∼16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또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점유율에 따라 은행당 250억∼500억원의 순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안심전환대출의 재원도 사실상 은행권이 부담한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불만은 거세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도 성명을 내고 "안심전환대출은 비교적 능력 있는 대출자에게 저리의 돈을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몰리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정책의 대상이 잘못됐음이 증명된 이상 한도를 늘리지 말고 정책목표를 새로 정해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따라 은행 고객들의 '대출금리 기대치'가 한껏 올라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대 금리만을 요구하는 신규 대출 고객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 이후 다른 '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올스톱된 상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내 안심전환대출이 졸속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출시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에서 "안심전환대출은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대출자와 은행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 것"이라며 "서민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