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연장개통 혼잡도 가중 논란
9호선 연장개통 혼잡도 가중 논란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3.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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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등 생명 위협… "사고 발생시 기본대피도 불가능"
▲ 26일 출근시간대 염창역 풍경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개통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사상 최악의 '지옥철'이 될 것이라는 혼잡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26일 9호선 2단계 개통에 따른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급행순환버스를 한시적으로 무료 운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차까진 1년 이상이 남은 데다 지하철 수요가 버스로 전환될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오는 28일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은 1단계 구간의 종착역인 신논현역에서 시작된다. 총연장 4.5km이며, 언주·선정릉·삼성중앙·봉은사·종합운동장 등 5개 역이 새로 생겼다.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역은 7분대, 김포공항에서 종합운동장까지는 38분대(급행 기준)에 주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가 한 달 가량 2단계구간을 시운전한 결과 승객은 하루 평균 2748명이 늘어난 반면, 열차 운행횟수는 60회가 줄었다.

특히 염창역부터 당산역 구간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20분까지 혼잡도가 최고 237%를 기록했다.

출근길 지옥철로 불리는 2호선의 혼잡도가 최고 200%인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당산∼여의도(234%), 노량진∼동작(216%), 여의도∼노량진(212%) 구간도 혼잡도가 높아 호흡 곤란까지 올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차 1량에 정원(158명)이 다 탔을 때를 혼잡도 100%라고 부른다. 모든 좌석에 승객이 앉고 빈 곳에 촘촘하게 사람들이 선 정도다. 혼잡도가 237%면 1량에 약 374명이 탄 수준이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화재 등 열차 내 위급상황이 생겨도 기본 대피가 어려워져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0%는 돼야 잡을 곳도 있고 몸을 지탱할 수 있는데 237%면 긴급상황 시 압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9호선 혼잡의 원인으로 강서·양천 등 주거지에서 여의도·강남 등 업무지구를 관통하는 노선의 특성, 출근 시 급행열차 선호, 예측 수요보다 많은 이용객 수, 9호선 대체 교통수단 부족을 꼽았다.

특히 예측 수요보다 이용객이 많은 것은 2005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때 실적 대비 수요를 29.9%, 2012년 수요 재조사에서도 34.4% 과소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같은 혼잡도 상승은 서울시가 정부와 벌인 예산 지원 협상이 지연되면서 운행 구간 확대에 필요한 추가 전동차를 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강서·양천 등 주거지에서 여의도·강남 등 업무지구로 향하는 해당 노선의 특성을 간과한 서울시의 준비부족을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비용부담을 지연해 결과적으로 시민불편을 초래하게 만든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는 우선 근본 대책인 열차 증차 시기를 애초 계획한 2018년에서 2017년으로 앞당겨 70량을 늘리기로 했다. 내년 9월 20량을 투입하고, 2017년까지 나머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고 지원과 관련해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간 갈등으로 결국 내년 가을까지는 증차 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이어서 시민 불편은 1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는 증차 전까지 예비차량을 1대 추가로 투입, 김포공항→신논현역 구간 급행열차를 2회 추가로 운행해 3400명을 더 수송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26일부터 출근 전용 급행순환버스 8663번 15대를 3회씩 총 45회 운행, 가양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승객 1만1000여 명 중 18%(2100명)를 분산하고 조조할인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하철 수요가 버스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는 이날 급행버스를 한시적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노선도 기존 가양∼여의도에 더해 염창∼여의도 구간을 신설하겠다며 추가대책을 내놨다. P턴으로 운영되는 강서구청사거리엔 노선버스 전용 좌회전 신호도 신설한다.

출근시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안전요원 50명을 투입하고, 급행열차와 완행열차 간 운행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혼잡 완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했으나 여전히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대체버스 이용과 유연근무 등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