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심리 다시 하락세… 기대인플레 최저치 또 경신
3월 소비자심리 다시 하락세… 기대인플레 최저치 또 경신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3.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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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지만 소비심리 여전히 '냉랭'… 부동산만 기대치 커져
▲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서울의 한 재래시장. ⓒ연합뉴스

올 들어 소폭이지만 개선 조짐을 보이던 소비자 심리지수(CCSI)가 다시 하락했다.

특히 경기회복세가 지연되면서 향후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가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까지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져 소비자들이 소비를 늦추면 실제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낮아져 101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0월 105, 11월 103, 12월 101로 하락하다 올해 1월 102로 반등한 뒤 2월 103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조사가 시작됐던 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사상 첫 1%대 금리시대를 열었음에도 CCSI는 오히려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통합해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를 파악하는 종합지표다.

지수가 100 이하면 국내 경기를 낙관하는 이들보다 비관하는 쪽이 더 많고, 100 이상이면 낙관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세부항목 가운데 가계수입전망(102→99)과 소비지출전망(109→106)은 각각 3포인트씩 떨어져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회복세가 장기간 미약한 수준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계수입과 소비지출 부문에서 다소 부정적인 심리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진 2.5%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있으면 경제주체들은 소비를 늘리고, 그러면 총수요가 늘어 경제가 활력을 띨 수 있다.

인플레 기대가 사라지면 1990년대 일본처럼 금리를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워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전체의 33.6%를 차지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작년 4월 이후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56.4%), 집세(51.5%), 공업제품(35.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2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으며, 금리수준전망CSI는 89로 3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가계의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 경기판단 CSI는 72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6개월 후의 경기전망을 가리키는 경기전망 CSI도 1포인트 상승한 88을 기록했다.

6개월 전과 현 상황을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 CSI 은 9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고, 6개월 후를 예측한 생활형편전망 CSI는 98로 전월과 같았다.

유의미하게 상승한 수치는 주택가격 전망과 임금수준전망 뿐이다. 두 수치 모두 지난해 10월 수준을 회복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전달(118)보다 5포인트 오른 123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된 데다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부동산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주택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다. 한은은 전국 2200가구를 조사했고 설문에 응한 가구는 2024가구로 집계됐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