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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공공기관 130곳 "스펙 안본다"
올해부터 공공기관 130곳 "스펙 안본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3.2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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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평가로 3000명 채용
내년 필기전형으로 확대… 취업준비생혼란 가중 우려

▲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공공기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업무협약식 및 워크숍' 행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네번째), 김재춘 교육부 차관(왼쪽 다섯번째)이 공공기관장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130곳이 국가가 만든 표준에 기반한 직무중심 면접을 거쳐 신입사원 3000명을 채용한다.

정부가 만든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은 학점·토익 같은 이른바 '스펙'이 아니라, 업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직무 능력'으로 인재를 뽑기 위한 평가 기준이다.

정부는 24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30개 공공기관과 '직무능력중심 채용 MOU 체결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한전, 한수원, 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 130곳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3000명을 NCS에 기반한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채용한다.

이번 협약은 채용 시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집중적으로 고려해 취업준비생의 과도한 스펙 쌓기 부담을 줄이고, 공공기관도 해당 직무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NCS는 금융·보험, 경영·회계·사무, 보건·의료, 기계 등 산업별로 24개의 대분류와 77개의 중분류, 227개의 소분류, 857개의 세분류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경영·회계·사무' 대분류에는 재무·회계, 생산·품질관리 등의 네가지 중분류가 포함돼 있다. 이중 '재무·회계' 중분류 밑에는 재무와 회계 등 두개의 소분류가 있으며, 여기서 '회계'는 회계·감사와 세무 등 두개의 세분류로 또다시 나뉜다.

이렇게 세세하게 나뉜 '회계·감사' 항목에는 전표관리, 자금관리, 원가계산 등 해당 항목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능력 단위들을 바탕으로 입출금 전표 작성 방법 등 필요 지식과 기술, 태도 등이 정리돼 있다.

또 NCS는 각자의 능력을 수준별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최하 등급은 1수준, 최고 등급은 8수준이다.

산업인력공단 등 30개 공공기관은 NCS에 기반한 채용 모델을 이미 도입해 상반기부터 서류 및 면접전형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도로공사 등 100개 공공기관은 상반기에 실시하는 컨설팅을 기반으로 하반기에 NCS에 기반한 서류 및 면접전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인원 1만7000명 가운데 NCS에 기반한 서류 및 면접 전형으로 채용될 인원은 3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직무능력중심의 서류전형에서는 직무관련성이 높은 경력 및 업무역량이, 면접전형에서는 직무능력과 관련한 경험 및 업무수행 시 상황별 대처방법 등이 평가된다.

하지만 직무능력만으로 평가할 때 같은 점수의 두 지원자가 있다면, 과연 기업에서 스펙을 배제할 수 있느냐 하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 (사진=국가직무능력표준 홈페이지)
여기에 취업준비생들이 기존 취업 준비에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오히려 늘어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직무관련성이 높은 경력과 업무역량 등을 위주로 평가가 이뤄지게 되면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해당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 성적이나 인턴 경험 등 기존의 스펙들이 채용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전공과는 크게 상관없이 동시에 여러 회사에 대한 입사를 준비하는 한국의 취업 시장 특성상 취업준비생이 NCS에 맞춰 한 곳에만 '올인' 하다 보면 취업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

조봉환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은 이런 문제점에 대해 "정부는 직무능력중심 채용계획을 상세히 안내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권역별 채용설명회를 개최해 취업준비생의 혼란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고용센터에서 운영 중인 청년 취업역량 프로그램, 청년 인턴 등을 통해 직무경험 기회와 구직역량도 늘리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우선 취업준비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 필기전형은 기관별로 전형 개편을 공고한 뒤 1년 뒤 도입하기로 했다.

NCS 채용모델을 도입한 30개 기관은 내년 하반기에, 올해 도입하는 100개 기관은 2017년 상반기부터 NCS 기반 필기전형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은 정례적인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및 실무적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정부는 NCS 채용 모델의 도입 및 활성화 여부를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기업의 NCS 기반 채용이 민간기업으로 파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NCS에 기반한 유능한 인력의 확보는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높여 국책사업 중심으로 중동 등 해외진출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며 "스펙을 넘어 직무능력중심으로 가는 NCS의 정착에 공공기관이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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