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해커 3개월만에 활동 재개?… 또 원전자료 공개
한수원 해커 3개월만에 활동 재개?… 또 원전자료 공개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3.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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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요구하며 "연락 달라"… 한수원 "별다른 영향 없는 자료일 뿐"

▲ 지난해 말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에 의해 공개된 원전 주변 주민 방사선량 평가 프로그램.
지난해 말 원전 파괴를 위협하며 불안감을 조성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해커가 3여개월 만에 인터넷에 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해커는 이번에도 한수원의 원전 관련 자료 등 25개 파일을 인터넷상에 공개하며 돈을 요구했다.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12일 오후 지난해 말 활동했던 트위터 계정에 돌연 '대한민국 한수원 경고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말 이후 약 3개월간 추가로 글을 올리지 않은채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성탄절 전후에 '2차 파괴'를 위협했던 상황을 지칭하며 "크리스마스를 무난히 넘긴 것은 국민들의 안전이 소중해서인데요. 우리가 너무 조용히 있었나 보네요. 이번에는 한수원 입장도 생각해서…자료를 선물로 드릴게요"라며 25개 파일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파일은 작년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한 내용과 고리 1·2호기의 운전용 도면, 동영상 파일 등이다.

또 박 대통령이 이번 중동 순방때 사우디 아라비아에 수출하기로 한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 원전의 증기 발생기 분석자료가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스마트 원전 자료는 출처는 알기 어려우나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것이다.

그가 공개한 자료의 내역을 보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동영상 파일과 박 대통령의 통화 내역 등 원전과 특별히 관련이 없는 파일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점은 작년 말에 순차적으로 공개했던 자료의 내역과 유형이 비슷하다.

이 해커는 작년 말에도 한수원의 원전 도면 등과 함께 한수원 직원들의 명단과 연락처, 박 대통령이 보낸 서한 등 원전 안전과 별다른 연관이 없는 자료들까지 공개하며 자신의 해킹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돈을 요구하며 "연락을 달라"고 요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해커는 작년엔 원전으로 인한 국민 안전 위협을 우려하는 듯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날 올린 글에서는 "원전 자료를 판매하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그는 "돈이 필요하거든요. 요구만 들어주면 되겠는데..몇 억달러 아끼려다 더 큰돈 날려보내지 말고 현명한 판단 하시길 바래요"라며 "요구에 응할 용의가 있으시면 장소와 시간은 너님들이 정하세요"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문제는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비슷한 수법으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려는 요구가 재등장했지만 당국이 공개된 자료의 출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작년 말 사태가 처음 발생했던 때와 달리 합동수사단을 비롯해 체계적인 대응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자료의 진위 등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합수단은 공개된 자료들이 한수원 퇴직자들의 계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고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한수원도 "별다른 영향이 없는 자료일 뿐"이라고만 할 뿐 자료의 출처나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린 자료들에 일관성이 없고 중구난방이다"라면서 "올라온 자료의 내용과 예상되는 출처 등을 파악하는 중인데 자세한 정황은 자료를 좀 더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커의 위협이 재개된 것을 계기로 관계 당국이 원전의 안전을 위한 조치는 물론 조속한 수사와 원인 규명 등을 통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엔 수명이 다한 월성 1호기의 가동 연장이 결정됐고 고리 1호기의 2차 가동 연장 여부도 결정해야 하는 등 원전을 둘러싼 불안감과 분열, 갈등이 커질 소지가 있는 상태여서 신속한 당국의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