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중동의 워렌버핏' 킹덤홀딩사 회장 접견
박 대통령, '중동의 워렌버핏' 킹덤홀딩사 회장 접견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3.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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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문화산업에 투자를"… 알왈리드 "佛·英·加 호텔산업 투자 유망"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사우드 궁에서 알 왈리드 킹덤홀딩회사 회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동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킹덤홀딩사(KHC) 알 왈리드 회장을 만나 한국 문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한국과 사우디 간 협력 확대 추세를 설명한 뒤 "주목할만한 한 분야를 제안하고 싶다. 한국의 문화 산업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화는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하고 기존 산업을 고부가가치로 변환시키는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문화산업 융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으며 문화창조융합벨트를 구축 중"이라며 "문화상품을 기획·제작·구현하고 나중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창의적이고 세계적인 문화콘텐츠가 창출될 것"이라고 투자를 권했다.

이에 알 왈리드 회장은 "대통령께 문화산업 관련 말씀을 듣는 즉시 관심이 생겼다. 주사우디 한국대사를 통해 관련 자료를 전달해달라"고 호응한 뒤 "인도적 활동 및 문화를 활용한 여러 활동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이번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한국투자공사(KIC)와 KHC가 공동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과 관련,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윈윈 가능한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제3국에 공동투자하는 기회 창출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사우디의 자본과 한국의 기술·산업경쟁력을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며, 협력의 잠재력을 구체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투자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알 왈리드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호텔 산업이 가장 활황인데 호텔 산업이 가장 발달한 프랑스, 영국, 캐나다 3개국에 집중투자해야 한다"며 "이 투자 거래가 성사된다면 KIC가 한단계 높은 차원의 투자회사로 격상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로 윈윈하는 협력 모델로 양국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호텔산업 공동투자 외에도 기술분야 투자와 사우디 부동산 투자, KHC에 대한 투자 등도 투자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알 왈리드 회장은 중동의 대표적인 갑부이자 국제 투자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이지만, 아버지로부터 빌린 3만 달러와 집을 담보로 40만 달러를 마련해 1980년 KHC를 설립, 자산규모 120억 달러의 세계적 민간투자회사로 키워내며 사우디 왕족 중 이례적인 자수성가형으로 평가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사우디의 원자력·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전담 기관인 '킹압둘라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의 알 야마니 원장을 만나 전날 체결된 한국형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 등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간 실무협의가 잘 진행돼 스마트 협력이 가속화 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고, 야마니 원장은 "한국의 미래부·산업부 장관과 이미 실무회의를 했는데 앞으로도 빠른 성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한국에 '빨리빨리' 문화가 있는데 사우디에도 '얄라얄라(아랍어로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참석한 한-사우디 비즈니스포럼에서 우리 기업 22곳과 사우디 기업 64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활발히 1대1 상담을 진행한 결과 양국 기업간 총 11건, 4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실제계약 체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비즈니스포럼 상담 참여기업 중 중소·중견기업이 18곳으로 82%에 달했고 업종도 ICT, 보건·의료 등으로 다양했다"며 "이는 제2 중동붐에 중소·중견기업이 본격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