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뢰’ 김성균 첫 피해자 연기 “소중한 것 늘어”
영화 ‘살인의뢰’ 김성균 첫 피해자 연기 “소중한 것 늘어”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3.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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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살인의뢰’의 배우 김성균.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반전 매력의 하숙생 ‘삼천포’로 변신하긴 했지만 그동안 영화에서 배우 김성균(35)이 연기한 캐릭터는 대부분 범죄를 저지르는 쪽에 가까웠다.

단발머리 휘날리며 강렬하게 등장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는 폭력 조직의 행동대장이었고, ‘이웃사람’에서는 소름끼칠 만큼 섬뜩한 살인마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연쇄 살인범에게 아내를 잃는 한 가장으로 분했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살인의뢰’에서다.

지난 4일 만난 김성균은 “문득문득 촬영장에서 겪었던 것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소중한 것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이 사람들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 이런 소중한 것을 잃으면 어떨지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죠.”

2010년 결혼한 김성균은 현재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8월에는 셋째도 태어날 예정이다.

“소중한 것을 잃는 게 어떨까 상상하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끔찍했어요. 연기를 하기 위해 제가 겪는 것도 이런데 실제로는 얼마나 더 끔찍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웃사람’을 마친 뒤 “닭갈비를 해 먹으려고 닭을 손질하다 느낌이 너무 이상해서 순간 ‘뭐지’ 했던 느낌이 있긴 했지만 그동안 작품이 끝난 뒤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힘든 적은 없었다” 던 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고 한다. 그는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이 내 경험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배우들이 (작품이 끝난 뒤) 역할에서 못 빠져나와 우울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균이 연기한 극 중 승현은 착하고 평범한 은행원이다. 하지만 임신한 아내를 연쇄 살인마 조강천(박성웅)에게 잃은 분노에 현장 검증에 나선 조강천을 향해 흉기를 들고 달려들다 경찰에 제압당하기도 하고 슬픔을 견디다 못해 집에서 스스로 목을 매기도 한다.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조강천에게 복수를 하고자 3년간 칼끝을 벼르는 인물이기도 하다.

“저도 남자배우이다 보니 강천과 비등하게 치고받는 장면을 찍고 싶은 욕심이 왜 없었겠어요. 복근을 딱 만들고 나타나 20대 1로 싸워서 이기고 그런 것 하고 싶었어요. 하하. 하지만 승현은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나 전직 칼잡이도 아니고 그냥 은행원이었고 유약한 사람이었죠.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15년간 갇혀 있던 게 아니라 3년간 집에서 보통의 사람이 준비해 온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변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김성균은 “3년이 지나 다른 사람이 되더라도 3년 전이나 후는 결과적으로 같은 사람이어야 했다”며 “제 나름대로는 불안하고 초조하고 다급하고 서툰 솜씨로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1997년 이후 사형제도가 집행되지 않고 있어 강천과 같은 연쇄살인범일지라도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는 현실을 피해자의 가족과 경찰의 입을 통해 비판하며 사형제도의 존폐 문제를 화두로 끄집어 낸다.

“솔직히 그전에는 사형제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범죄자의 인권에 대해서도요. 생각해 봤는데 우리 영화에 나오는 살인범 같은 경우에는 어떤 용서도 없을 것 같아요.”

그는 최근 옴니버스 영화 ‘여름에 내리는 눈’ 촬영을 마친 데 이어 현재 조성희 감독의 영화 ‘명탐정 홍길동’을 촬영 중이다.

김성균은 “연기는 결국 누군가를 속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작품 횟수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수록 거짓말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범죄와의 전쟁’ 때 사람들이 저를 깡패로 봐주신 것은 제가 잘했다기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서 속이기가 쉽지 않았을까요? 점점 속이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사전 정보가 많아지니까요.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제 거짓말에 잘 속아줬으면 좋겠어요. 하하.”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