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가장 성공한 한상의 ‘통 큰 기부’
아프리카서 가장 성공한 한상의 ‘통 큰 기부’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3.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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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재 대표, 가나서 안과 이어 이비인후과·치과 병동 기증
 

‘코피 임(KOFI YIM)’ 수술실.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에 면한 가나의 항구도시 테마에 있는 국립제너럴병원 안과병동 수술실 앞에 걸린 명패에 새겨진 글귀다.

2009년 현지 국립병원 내에 안과병동을 신축, 기증한 임도 재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회장(63·글로텍엔지니어리미티드 대표·사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병원측이 붙인 것이다.

가나 토착어로 ‘금요일에 태어난 소년’을 뜻하는 ‘코피’는 금요일에 태어난 임 회장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다.

가나 출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77)도 금요일에 태어나 ‘코피’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22년째 가나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임 회장이 치료시설이 미비해 백내장 등 각종 안과질환으로 실명하는 현지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사재를 털어 안과병동을 건립한 것이다.

병동을 기증한 데 이어 이 병동을 통해 국내 안과 자원봉사단체인 ‘비전케어’와 함께 현지인들을 상대로 무료로 안과 진료도 했다.

임 회장은 안과에 이어 올해 내 약 5억원을 들여 국립병원에 없는 이비인후과와 치과 병동도 착공, 내년에 완공해 기증할 예정으로 가나 당국과 부지 문제를 협의 중이다.

임 회장은 “안과병동을 지어서 기증해보니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의사를 초빙,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곳 주민의 평균수명이 40~50세에 불과한데 이는 주로 선진 의료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은 거의 무상으로 치료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앞서 가나 한인회장 재임 중 사재 7억원을 기부, 한인회 숙원사업이던 한인회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임 회장의 기부활동은 2012년부터 맡은 아프리카중동 한인회 총연합회를 통해 아중동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22~26일 남부아프리카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엘리펀트 힐 호텔에서 열린 아중동 한인회 총연합회 정기총회에서 총연합회는 짐바브웨 저소득층 청소년 160명에게 신발과 교복 5000달러(약 500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이스라엘 한인회(회장 이강근)는 지난해 2월 성지순례를 나섰다가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 장로교회 교인 등 피해자를 돕기 위해 600여만원을 모금했으며, 당시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중동한인회 총연합회 총회에 참석한 한인회장들이 1500달러를 전달한 것이 모금운동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한인회(회장 서상태)가 50㎏ 쌀 40포대를 마련한 데 대해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가 5000달러를 보태 모두 140포대의 쌀을 난민들에게 지원했다.

임 회장은 “돈을 벌면 장비 확충 등 재투자를 먼저 했고 이것이 현지의 신뢰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하고 “현지사회에서 번 만큼 현지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자신을 낮췄다.

22년 전 SK건설 지사장으로 가나에 파견 나갔다가 5년 만에 독립한 임 회장은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플랜트 건설업계 1위, 석유 저장시설 유지보수 분야 90% 독점 계약이라는 탄탄한 기업을 일궈 연간 5000만달러의 매출로 ‘아프리카 최대 한상’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