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같은 환경파괴 다신 없어야”
“4대강 사업 같은 환경파괴 다신 없어야”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5.03.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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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재 부산대 교수, 한국인 첫 람사르습지보전상 수상
 

“2008년 람사르 총회를 개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지만 이후 벌어진 4대강 사업 등으로 그런 인식이 바뀐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습지 전문가인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56)가 지난달 26일부터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제48차 상임위원회 람사르상 수상위원회에서 습지 분야 국제 협력과 연구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람사르습지보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람사르협약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습지보호협약으로, 한국인이 람사르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주 교수가 처음이다.

주 교수는 1996년 호주 람사르 총회에 정부대표 자문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각종 습지 보호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 왔다.

2008년 람사르총회 한국 개최 과정에서 환경부, 경남도, 창원시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총회 성공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주 교수 주도로 이 총회 이후 경남 창원에 람사르지역센터라는 국제기구가, 생태 보고인 주남저수지에 람사르 문화관이 각각 들어섰다.

주 교수는 문화관 활성화를 위해 40개국을 돌며 수집한 습지 공예품 500여점을 문화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주 교수는 습지 문화와 관련한 영문 책자를 발간하고 한·중·일 어린이를 위한 습지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 펼쳐진 습지의 생태계보전 활동을 벌여 왔다.

2012년에는 인도네시아 장관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주 교수는 22년간 대학에 재직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낙동강을 찾아 생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1일 “국제행사를 유치하면서 국내 습지를 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2009년부터 추진된 4대강 사업으로 그동안 어렵게 이뤄놓은 일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이전과 같은 꾸준한 관심이 환경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에 여유 공간을 줘야 강도 살고, 생물과 사람도 살 수 있다”면서 “다시는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거스르는 환경 파괴 행위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 교수는 강조했다.

주 교수는 람사르상 수상이 낙동강을 비롯한 국내외 습지 보전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상식은 6월 1일부터 같은 달 9일까지 우루과이 푼타 델 에스테에서 열리는 제12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168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