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김치 다시 중국 간다
한국김치 다시 중국 간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2.26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국제기준에 맞춘 위생기준 개정안 행정예고
김치는 대장군균 검사 않기로… 수출입 겨쟁 가열될 듯
▲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웠던 우리 김치가 올해 다시 중국 수출길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26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위생기준당국인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의 절임 채소인 '장옌차이'에 대한 위생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중국 당국은 이 개정안에 대해 3월말까지 업계 등 각계의 의견을 받은 뒤 변경된 위생기준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은 절임 채소에 대해 대장균군 수가 100g당 30마리를 넘지 않도록 요구하던 기존 자체 위생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춰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절임 채소 샘플 5개를 검사해 각각의 샘플에서 대장균군 수가 10마리 이하로 나와야 하되, 다만 샘플 2개에서는 각각 최소 10마리에서 최대 1000 마리까지 대장균군 수가 나와도 적합하도록 위생기준이 바뀐다.
 
특히 김치 등 비멸균 발효제품에 대해서는 아예 이렇게 바뀌는 위생기준 자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이 개정안에 대해 3월말까지 업계 등 각계의 의견을 받은 뒤 변경된 위생기준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김치는 중국의 절임 채소 장옌차이의 위생기준을 맞출 수 없어, 수출길이 제한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산 김치가 중국에 들어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2010년 이후 중국 내에서 식품안전 이슈가 터지고 그 여파가 김치에까지 미치면서 대중국 김치수출은 급격하게 줄었다. 

2010년 중국에 117t이 수출됐던 한국산 김치는 2013년에는 단 한 조각도 수출하지 못했다. 현재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김치는 살균된 볶음김치밖에 없다.

발효 식품인 김치는  흙에서 난 배추와 양념 등을 익히지 않고 바로 버무려 발효시키기 때문에 갓 담은 '생김치' 상태에서는 대장균군이 상당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균군은 사람·동물의 장 속에 사는 대장균과 비슷한 균을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꼭 분변 등에 오염되지 않더라도 물·흙 등 자연계에도 존재한다.

이에 식품업계와 한국정부는 중국의 위생기준이 생채소와 양념으로 만들고서 발효시키는 한국산 김치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규제라고 보고 계속적으로 개정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7월3일 서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그 동안 양국이 이견을 보여온 '김치 수출 위생기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중FTA에서 한국은 국민정서상 민감한 전통문화 유산인 김치를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중국산 저가 김치와 양념의 국내 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한국김치 수출길이 열리면 한중간 김치를 소재로 한 수출입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