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 출판사와 상생의지 보여야”
“온라인 서점, 출판사와 상생의지 보여야”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5.02.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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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출판인회 회장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더불어 출판계를 대표해온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해 사임한 박은주 전 회장(김영사 전 대표) 대신 최근까지 직무대행을 맡아온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를 지난 12일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출판계에서 출협이 전집류와 유통·인쇄업체를 망라하는 ‘맏형’ 격이라면, 출판인회의는 주로 단행본 출판사들이 참여해 만든 단체로, 출판계 내에선 ‘소장파’ 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3년 임기를 새로이 맡게 된 윤 신임 회장은 그간 불황 속에서 일부 갈등·반목에 시달려온 출판계를 추스르는 일과 함께 지난해 도서정가제 본격 시행 이후 출판 중흥을 이끌어야 할 대내외 역할을 안게 됐다.

윤 회장은 23일 인터뷰에서 “출판계는 바야흐로 침몰하기 시작한 배와 같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골든타임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불안해하는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는 한편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도서정가제의 확대 시행은 출판계 내 오랜 이해관계의 대립을 딛고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과 출판문화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출판계가 이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윤 회장은 “우선은 6개월이고, 1년이고 제도가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자율규제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엄정한 감시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산하에 마련한 출판계 자율규제 기구인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그간 다산북스 계열의 청소년 대상 전기물 ‘후(Who)’ 시리즈에 대해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판매 중지 결정을 의결하는 등 가격할인 마케팅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출판인회의는 유통심의위 운영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출판계가 도서정가제 이후 중지를 모아야 할 다음 과제로 대형 유통 주체들의 공급률(도매가) 정상화를 꼽았다.

“현재 도서 유통 구조 내에서 큰 출판사들도 대형 유통업체들 앞에서 을일 수밖에 없습니다. 도서정가제 이후 가장 큰 이익을 보리라 예상되는 부문은 인터넷서점들입니다. 이들이 먼저 적극적인 상생의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그는 특히 온라인서점들의 진출로 인해 출판시장 내에서 가격할인 구조가 고착화된 측면이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인터넷서점들은 김대중 정부 당시 성장 육성책을 등에 업고 지난 10년간 적자를 투자로 메우는 몸집 불리기로 성장해왔습니다. 예스24만 하더라도 소유주가 여러 차례 바뀌었죠. 이것 또한 성장전략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덤핑전략입니다. 이들은 문화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대안 마련에 소극적이었고, 출판계의 주요 현안 협의에서도 양보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 규제에 묶인 인터파크의 오프라인 서점 진출에 대해선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으며 “도서유통의 공공성 측면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출협과 파주출판단지에 집중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 분야 예산 지원에 대해 “정부가 비전을 가진 출판계 파트너가 아니라 상대하기 편한 파트너를 원하면서 비롯된 결과”라고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올해 7월 임기가 만료되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신임 원장 인선과 관련해선 “새로운 비전을 구현해갈 출판전문가가 원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외에도 △중소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출판 경영윤리 마련 등을 출판인회의가 올해 우선 실천할 과제들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