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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구호대가 말하는 30일간의 사투와 희망
에볼라 구호대가 말하는 30일간의 사투와 희망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2.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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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1진 의료진, 격리관찰 종료 후 첫 공개 인터뷰
▲ 기자회견하는 에볼라 대응 해외긴급구호대. (사진=연합뉴스)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마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의사와 간호사 7명의 얼굴에는 홀가분함과 뿌듯함이 배어 나왔다.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전염병 대응에 참여하고 돌아온 우리 긴급구호대 1진 의료진은 인천공항으로 귀국 뒤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 관찰기간(21일)을 보냈으며, 격리 기간이 끝난 뒤인 지난 15일 처음으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기자들과 만나 소회를 밝혔다.

1진 의료팀장인 신형식(51)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을 비롯해 육군 의무장교 오대근(39) 중령, 해군 의무장교 이태헌(35) 대위, 육군 간호장교 오지숙(29) 대위, 박교연(28)·최우선(26)·홍나연(31) 간호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이탈리아 비정부단체(NGO) '이머전시'가 운영하는 시에라리온 가더리치 에볼라 치료소(ETC)에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0여 일간 에볼라 환자를 돌봤다.

▲ 한국 에볼라 긴급구호대(KDRT) 의료진의 현지 활동 모습. (사진=외교부)
◇공포·피로·슬픔 속 사투 = 우리 의료진은 어려운 근무 여건 속에서 에볼라의 공포뿐만 아니라 육체적 피로와도 싸워야 했다. 동료 대원 1명이 주삿바늘 접촉 사고로 활동을 중단하고 독일로 후송되는 긴박한 상황도 경험했다.

이들의 활동 초반 가더리치 ETC에서는 국제 의료진 25∼26명이 환자 33∼34명을 돌봤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견줘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박교연 간호사는 "날씨가 너무 더워 낮 근무에 2시간 동안 옷(보호의)을 입고 일을 하다 보면 땀이 많이 났다"며 "탈수가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목숨을 잃는 환자들을 지켜보는 게 큰 고통이었다.

이태헌 대위는 투병 끝에 숨진 두 살배기 환자 '알리마'가 기억에 남는다며 "울고 있는 아기 어머니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려 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내가 작아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대위는 치료 중 잠시 의식이 돌아온 알리마에게 젖병을 물려 준 순간을 떠올리며 "아기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 한국 에볼라 긴급구호대(KDRT) 의료진의 현지 활동 모습. (사진=외교부)
◇"퇴원환자가 사망자 넘어섰을 때 가장 보람" = 한국 구호대를 비롯한 국제 의료진의 노력으로 가더리치 ETC를 포함한 시에라리온 내 에볼라 상황은 점차 호전됐다.

오대근 중령은 "가장 보람된 때는 사망 환자보다 퇴원 환자가 많아지는 날이었다"고 전했다.

홍나연 간호사는 에볼라로 가족을 잃고 혼자 생존해 ETC 경비원이 된 현지인을 만났던 경험을 전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며 환자를 치료해 이런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신형식 센터장은 진료 중 에볼라에 감염된 세르비아 간호사가 가더리치 ETC에서 치료받고 의료진들의 축하 속에 퇴원하던 때를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생사의 경계로 떠나는 대원들을 바라보는 가족과 연인의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애정이 더 깊어지는 계기도 됐다.

구호대 지원을 알고 서울로 찾아온 이태헌 대위의 아버지는 '정말 좋은 뜻인 건 알겠는데 차마 내 자식은 여기 못 보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이 대위는 "옆에 있던 어머니도, 저도 울었다"며 "결국 제 뜻을 꺾지 못하셨다"고 전했다.

홍 간호사는 "남자 친구가 세 마디를 했는데 '왜, 미쳤어, 죽고 싶어'였다"며 "떨어져 있음으로 좀 더 애틋해짐이 있었다"고 했다.

대원들은 격리 기간 접촉이 금지된 탓에 면회 온 가족들을 안아주지 못했다며 '집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안아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전염병 남의 일 아냐…역량 더 축적해야" = 대원들은 이번 구호대 파견으로 쌓은 경험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전염병 대비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형식 센터장은 "한 지역에 전염병이 생기면 어느 지역이든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게 하려면 능력 있는 나라가 가서 진료하고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서 치명적 전염병이 발생할 때 조기에 의료진을 보내 여러 연구나 치료를 할 수 있는 역량을 앞으로 더 축적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우선 간호사도 "우려도, 격려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아는데 저희의 의료 경험이 우리나라에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상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구호대 파견 전 정책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오대근 중령은 북한과의 생화학전에 대비해 군의 이동식 병원 시스템을 더 활용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대원 1명이 독일로 후송되는 과정을 보며 WHO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이 참 잘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저희도 군·민간이 공조해 매뉴얼을 계속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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