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90% 넘는 아파트 속출
서울 전세가율 90% 넘는 아파트 속출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2.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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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세 실거래가 매매가 육박… '깡통 전세' 우려
▲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수도권은 물론 서울에서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900만∼1000만원에 그친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SK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지난달 6일 최고 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억원 안팎이었는데 4000만원이나 높은 값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비해 지난달 이 아파트의 매매 실거래가격은 2억4900만원으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불과 900만원이었다.

전세가격에다 900만원만 더 보태면(취득세·등기비 등 제외) 해당 아파트를 아예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전세가율도 96.4%를 기록해 성북구의 평균 전세가율(73.4%)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재건축 이주로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강동구 역시 암사동 선사현대 전용 59㎡의 전세가가 지난달 초 기준 최고 3억3000만원으로 매매가 3억4000만원 대비 전세가율이 97%에 달했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1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강동구 평균 전세가율 62.3%와의 격차가 34%포인트를 웃돈다.

또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1차 전용 59㎡는 지난달 6일과 14일 각각 2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지난달 팔린 매매가 3억1650만원의 91.6% 선이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로 화성시 병점동 한신아파트 전용 60㎡는 지난달 1억7000만원에 전세가 거래돼 매매가격(1억6900만원)을 웃돌았다.

고양시 화정동 옥빛주공15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신고된 전셋값이 1억7500만원으로 같은 달 거래된 매매가(1억9900만원)의 88%에 달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매매가격와 맞먹을 정도로 치솟은 것은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 자체가 없다보니 월세 시세와 별개로 전셋값만 천정부지로 뛰는 것이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면서 일명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는 전셋값이 매매값에 육박하거나 더 높아 나중에 집이 경매 등에 넘어갈 경우 전세금을 되돌려받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추후 집값이 조금만 하락해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세난이 서울에 이어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한동안 외면 받던 보증부 월세까지 물건이 부족할 정도"라며 "매매가에 육박하는 고가 전세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 있는 만큼 계약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