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현재 경제상황을 '불황'으로 인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감하는 물가 수준이 정부 발표치보다 높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 대상으로 '경기체감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민들의 93.9%가 현재 우리 경제상황을 불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대다수가 현 경기상황이 침체(recession)에서 불황(depression)의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불황으로 느끼는 응답자의 48.4%는 경제회복 시기를 2017년 이후로 예측하며 불황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경제생활에 어려움을 주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체감물가 상승(23.8%)과 소득 감소(20.1%)가 꼽혔다.
이어 가계부채(13.4%), 노후 불안(12.5%), 고용 불안(10.0%),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9.0%), 교육비(8.3%)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응답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정부기관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도 괴리가 있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에 그쳤다고 밝혔는데 응답자의 80.2%는 체감물가 수준이 '이보다 더 높다'고 응답했다. 1년 후 체감물가 수준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는 답변이 72.4%로 나타났다.
올해 가계소득과 소비 전망에 대해서도 어두웠다.
가계소득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45.4%로 높은 가운데, 감소(39.6%) 의견이 증가(13.7%) 답변보다 더 많았다.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정규직(34.1%)보다는 비정규직(42.5%)과 자영업(53.0%)에서 두드러졌다.
가계소비는 국민 2명 중 1명(51.5%)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응답했고 '개선될 것'이라는 답변은 8.5%에 그쳤다. 가계소비 역시 비정규직(63.6%)과 자영업(56.5%) 계층에서 부정적 응답률이 더 높았다.
가계부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비정규직(45.1%), 월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41.1%)에서 더 높았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장기 경제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 소비지출 감소를 예상하는 등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며 "현재 경기상황에 따른 고충 요인들을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