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원령 새누리 "단독표결도 불사"… 정국 최대 분수령
총동원령 새누리 "단독표결도 불사"… 정국 최대 분수령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2.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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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인준안' 내일 표결
정의화 국회의장, 무조건 상정 방침
與 여론 의식한 '이탈표 단속' 주력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밤 국회에서 계속된 인사청문회에서 마무리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1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지난해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 두 차례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만큼 이 후보자의 총리 인준 시도가 이번엔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인준을 반대하는 야당의 본회의 연기 요구로 여야가 합의했던 표결 일정보다 나흘이 늦춰진 만큼, 이번 본회의에서는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인준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 후보자 인준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어떤 식으로든 판가름이 나게 됐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야당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인준안을 가결하는 것이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이 후보자의 인준을 반대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인준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 의원들이 총리인준안 표결을 위해 12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사흘 전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인사청문 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한 바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인 158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리 혐의로 구속된 송광호·조현룡 의원과 이 후보자 본인을 제외한 155명 중 불참자나 이탈표는 극소수일 것이라는 게 원내 지도부의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은 본회의를 나흘 연기한 만큼 이번에는 인준안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각오로 야당의 본회의 출석가능성 등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은 16일 오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반대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결정할 계획인데, 현재로서는 본회의 불참 또는 참석 후 이석하는 '소극적 반대'를 택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더는 본회의 개회를 저지할 카땅한 카드가 없어 선택의 기로에 몰린 새정치연합으로선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만큼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후보자 본인의 버티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의 이완구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강행처리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표가 지난 전대 기간 '호남 총리론'으로 구설에 올랐던 만큼 본회의에서 충청권 총리 후보에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지는 모습이 정치적으로 적잖이 부담스러운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유 투표 당론으로 표결에 임했다가 참석한 여당 의원 숫자보다 많은 찬성표, 즉 야당 내 이탈표가 나오면 문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주말 내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이를 토대로 15일 오후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후보자의 거취와 표결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여당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직전까지도 최대한 후보자 자진 사퇴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로선 야당의 본회의 불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반쪽 총리'라는 꼬리표가 붙고 2월 임시국회가 파행할 부담을 안게 되지만, 인준안의 안전한 통과는 확실시된다.

일단 새누리당은 표결 요건인 재적 의원의 과반(148명) 출석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해 표결할 경우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민심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를 의식한 내부 이탈표가 발생한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부결 사태를 맞을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본회의 직전까지 '반란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무엇보다 부심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불발된 지난 12일 이후 수차례 소속 의원 전원에게 원내대표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16일 본회의 출석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16일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이 후보자가 총리직에 오르면 정국은 급격히 냉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경제 활성화 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여권이 추진 중인 각종 개혁안의 입법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크다.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이 설 명절 민심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 예단하기 어렵다. 설 연휴를 지나고 지역구에 다녀온 의원들이 전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