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요리인생 ‘한식’에 새도전
37년 요리인생 ‘한식’에 새도전
  • 문경림기자
  • 승인 2015.02.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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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남 세종호텔 총주방장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요리사 박효남(53) 씨가 최근 힐튼을 떠나 세종호텔 총주방장 겸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총주방장과 함께 세종사이버대학 조리산업경영학과 부교수를 맡아 후학 양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다들 이직을 의아해하지만 나에게는 37년 요리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고 제2의 인생의 시작”이라며 “외국 체인호텔에서 37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 국내 브랜드 호텔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특급호텔에서 사라져가는 한식당을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도 박 전무의 이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 음식이 전문인 그에게 한식당을 키운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세종호텔은 전통적으로 한식당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최근 대기업이 하는 한식 뷔페식당이 뜨고 있는데, 호텔에서도 제대로 한식을 키우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졸 학력에 하얏트 호텔 주방보조로 경력을 시작한 그에게는 ‘최초‘, ‘최연소‘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983년 힐튼호텔로 옮기고 5년 뒤 업계 최연소인 38세의 나이에 힐튼호텔 임원으로 승진했고, 2001년에는 외국인 주방장들이 독차지해 왔던 외국계 체인 호텔의 총주방장에 임명됐다. 힐튼그룹 역사상 현지인 총주방장은 처음이었다.

작년 ‘대한민국 요리명장’으로 선정된 그는 후진 양성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정부가 나에게 대한민국 요리명장 호칭을 부여한 것은 후학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라는 뜻일 것”이라며 “비록 많지는 않지만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호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사이버대학 조리산업경영학과 교수로서 올봄 학기부터 인터넷 강의를 하게 된다. 사이버대학의 특성상 그가 가르치게 될 학생들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을 만났다는 그는 “나도 일하면서 배웠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일하면서 공부하면 식당 사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한두 명이라도 학생이 일하는 식당에 직접 찾아가 그 식당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