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험로… 인준안 본회의 처리 불투명
이완구 청문회 험로… 인준안 본회의 처리 불투명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2.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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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인준반대 사실상 굳혀… 반대표결·불참·본회의연기 등 검토
與, 인준표결 단속 주력… "임명동의안 반드시 처리"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당초 순조롭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각종 의혹들로 인해 결국 가시밭길로 변모했다.

정계에서는 12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당초 본회의 자유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준다는 생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첫날 청문회를 마치고 급선회,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하는 입장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특히 야당은 이날 오전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를 맹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총리 후보가) 이미 두 번의 낙마가 있어서 이번에는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어제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도저히 국무총리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오늘은 청문회에 입장하지 않고 자진사퇴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 인준반대 당론을 정해 본회의에서 전원 반대 표결 △ 전원 표결 불참 △ 12일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야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 임명동의안 처리는 다음 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인준 반대나 표결 불참 당론이 정해진다면 원내 과반을 여유있게 점유한 새누리당은 임명 동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반쪽 총리'라는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날 이 후보자 청문회를 완료하고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모두 "오늘 밤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 역력하다.

▲ 정문헌 여당 간사(왼쪽)와 유성엽 야당 간사가 11일 국회에서 계속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비상체제를 구축, 이틀째 인사 청문회 상황을 지켜본 뒤 표결을 위한 대책을 숙의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는 국민을 상대로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의 의사만으로 된다, 안된다고 말할 문제가 아니다"며 "청문회가 잘 진행되기를 바라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원칙론을 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야당 입장이 변화하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며 "정해진 입장은 없고, 현재로서는 인준표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선 이 후보자의 중도사퇴만은 피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특히 설 민심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12일 표결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일단 최대한 야당에 대한 설득을 통해 표결을 진행하되 최악의 경우 단독강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표대결에 대비해 의원들의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등 단속도 병행중이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정 안 되면 우리가 과반수이니 그냥 밀고 나가야 할 것 같다"면서 "설을 넘어가는 것은 안 되고 12일에 무조건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