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이틀째… 野, 인준반대 굳힌 듯
이완구 청문회 이틀째… 野, 인준반대 굳힌 듯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2.1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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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언론외압 의혹 집중 추궁
증인·참고인도 출석해 검증
새정치연합, 내일 본회의 연기검토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간 불꽃튀는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1일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이대로 임명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인사청문회 첫날인 전날 밤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이런 분위기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인사청문특위(위원장 한선교)는 이날 병역 회피와 부동산 투기 의혹, 이른바 '언론외압' 의혹 등 도덕성과 업무능력에 대한 검증을 벌인다.

특히 이날은 이 후보자뿐만 아니라 증인·참고인이 출석한 가운데 분당 토지 투기와 경기대 교수직 채용 의혹, 국가보위비상대책위 내무분과위 소속 당시 삼청교육대와 관련한 역할, 차남의 병역면제,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행위와 관련성 등을 추궁한다.

이 후보자는 분당 토지 투기 의혹과 관련,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차남의 재산내역도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언론 외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후보자의 발언을 담은 음성파일이 전날 공개됨에 따라 여야는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녹음파일 공개와 함께 이 후보자의 국보위와 삼청교육대 참여 전력, 그리고 충남도지사 재직시 비리의혹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이 후보자의 언론 관련 발언은 다음과 같다.

"대변인하고도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지금도 너희 선배들 나랑 형제처럼 산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 내가 이래 살아요. 40년 인연으로 이렇게 삽니다. 그건 언론인들. 나도 대학 교수. 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

"김영란 법 이거요. 김영란 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되겠어. 통과 시켜야지. 진짜로 이번에 내가 지금 막고 있잖아? 그치? 내가 막고 있는 거 알고 있잖아. 여러분들도 한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 당신 말이야, 시골에 있는 친척이 밥 먹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압니까, 항변을 해봐. 당해봐. 내가 이번에 통과시켜 버려야겠어.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제 안 막아줘. 김영란 법이 뭐냐. 이렇게 얻어먹잖아요. 3만 원이 넘잖아. 1년 해서 100만 원 넘잖아. 이게 김영란 법이야. 이런 게 없어지는 거지. 김영란 법 만들어지면... 하자, 이거야. 해보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문특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고, 채택될 경우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인준 표결을 실시한다.

하지만 만약 야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 임명동의안 처리는 다음 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본회의 자유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준다는 생각이었던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인준 반대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최고위회의에서도 이 후보자를 맹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져나왔다.

문재인 대표는 "추가 공개된 이 후보자의 녹음파일은 총리 후보자 발언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라면서 "이미 두 번의 낙마가 있어서 이번에는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어제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도저히 국무총리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녹취록에서 나타난 (발언) 수준이 공포스럽다. 언론통제 수준이 독재시절을 연상케 하는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의 인생관은 (상대방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대가주의', 시장 관점은 '불공정 거래주의', 청문회 진술 관점은 '발뺌주의', 심리적 관점은 '극단적 이기주의', 법적 관점은 '반헌법론자'"라며 "오늘은 청문회에 입장하지 않고 자진사퇴하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원내지도부는 △ 인준반대 당론을 정해 본회의에서 전원 반대 표결 △ 전원 표결 불참 △ 12일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