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은행 '신권 전쟁' 시작­… 1인당 공급한도까지
설 앞두고 은행 '신권 전쟁' 시작­… 1인당 공급한도까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2.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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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구하기' 분주, 일부 은행 VIP 몫 따로 챙겨두기도

▲ 설 연휴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신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으로 쓸 '빳빳한' 새돈(신권)을 구하려는 은행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각 지점은 이르면 11일부터 설 명절에 쓰일 신권을 본격적으로 배부한다.

일부 은행들은 찾는 고객들이 워낙 많아 1인당 공급한도까지 둘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지점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만원권은 20만원, 5만원권은 50만원의 1인당 한도를 둘 예정이다.

농협은행 각 지점이 본사로부터 확보하는 신권 물량은 1만권권은 2000만원, 5만권권은 1억원이다.

국민은행은 지점마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의 신권을 확보한다.

국민은행 일부 지점도 1인당 1만원권 10장, 5만원권 4장 등 한도를 둘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신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서둘러야한다.

일부 은행 지점들은 고객들의 요구에 시달리다 못해 다른 지점에서 빌려오는 경우도 속출한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지역의 지점이 여유가 있는 편이라서 급하면 아는 지역 지점을 통해 구하기도 한다"며 다른 지점에 신권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사항이지만 급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설 연휴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신권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은 올해 설 신권 수급 사정이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만원권의 신권 발행물량은 1조1천억원으로 다르지 않지만 상·하반기 물량 배정을 작년(5대 5)과는 달리 6대 4로 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16개 본부별로 화폐교환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본부별로 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신권을 바꿔준다.

서울지역을 관할하는 한은 본부(남대문)의 경우, 한도는 1000원권 50만원, 5000원권, 1만원권 50만원, 5만원권 100만원 등이다.

일부 은행은 한은이 제작한 '세뱃돈,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지점에 부착하고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불필요하게 신권을 찍어내면 낭비가 되는만큼 깨끗한 돈을 사용하자는 취지에서다.

은행들이 VIP고객을 위해 신권을 따로 챙겨두는 일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권이 4000만원어치 들어오면 보통 VIP 몫으로 1000만원 정도 빼둔다"며 "절대 안되는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수익을 많이 올려주는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을 줘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민들은 '신권 전쟁'에서도 밀리기 일쑤다.

한 은행고객은 "서민들은 아이들에게 새돈으로 세뱃돈주는 일에서도 밀린다"며 "실적 많이 올려주는 고객에게 혜택 주는것을 우리같은 서민이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