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대 수석졸업 정예림씨 “삶의 뒷페이지 열어보고 싶어”
구미대 수석졸업 정예림씨 “삶의 뒷페이지 열어보고 싶어”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5.02.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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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대 수석으로 졸업한 정예림씨가 아버지와 함께 졸업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힘들었지만 삶의 뒷페이지를 꼭 열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6일 구미대학교 본교 긍지관 강당에서 열린 ‘제22회 학위수여식’에서 재단이사장상을 수상하며 수석으로 졸업한 정예림씨(작업치료과, 27).

정씨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어려운 환경과 오랜 외로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대학의 수석졸업이라는 영예를 안기까지의 긴 여정이 남다르다.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와의 이별, 외동딸로 사춘기를 힘겨운 살림살이로 대신했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는 직장 이직이 많아 친척 집에 맡겨지거나 혼자서 생활해야했던 일상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구미로 이사와 조금이라도 빨리 생계를 돕겠다는 마음에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해 취업만을 기다렸다”는 정씨는 “고3학년 때 조기취업으로 전자관련 회사에 취직하고 하루 2교대의 힘든 시간들도 보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급여가 더 많은 회사를 찾아 다녔고 병원 매점에서 일하다 문득 자신을 돌아봤다”며 “바로 눈앞의 생계가 중요해 밤낮없이 일해 왔지만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병원 매점에서 근무했던 정씨는 “이때부터 보건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취업도 잘되고 전문직으로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작업치료사가 되겠다”고 결심, “6년간의 직장 생활 중에 지난 2012년 구미대 작업치료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보다 어린 학우들과 공부하며 3년간 과 수석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정씨는 “쉬는 날도 거의 없이 매일 5시간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노트정리와 의학 용어를 외우는 날들이 시계바늘처럼 지나갔다”며 “공부를 잘해야 학비가 안 들죠. 지난 3년간 장학금을 받아서 몇 만원의 학생회비를 낸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 같은 힘겨움을 극복한 정씨는 졸업을 앞두고 국가고시 합격은 물론 수석졸업과 함께 당당한 작업치료사가 됐다.

정씨는 “지난 3년간 주독야경을 했지만 이제 주경야독을 계획하고 있다”며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전공심화과정 야간에 편입할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올해 구미대는 2128명의 전문학사학위와 전공심화과정으로 48명이 4년제 학사학위를 받는 등 총 2206명이 학사모를 썼다. 또한 평생교육원 농업기술경영대학 23명의 수료생도 배출됐다.

[신아일보] 구미/이승호 기자 lsh603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