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재인 대표는 9일 오전 우윤근 원내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성곤, 윤후덕, 송호창 의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먼저 참배한 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들러 헌화, 분향하고 묵념했다.
당초 당 지도부가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반대하면서 문 대표와 우 원내대표, 문 위원장 등 3명만 참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문 대표의 현충원 방문에는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현역 의원으로 50여명이 동행했다.
최고위원 5명 중에선 주승용 정청래 오영식 의원이 참석해 현충탑에 참배했으며, 전병헌 유승희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문 대표는 "진정한 국민 통합은 역사의 가해자 측에서 지난 역사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고 또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그래서 피해자들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 통합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그런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길로 가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 때도 여러 번 촉구했는데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근혜 정부가 국민 통합에 역행하는 그런 일들이 많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 중 하나가 극심한 인사편중, 인사차별"이라며 "그 뿐만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국민통합을 깨는 현저한 사례가 많은데 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민주정부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그 부정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두 정부에서 이뤄졌던 두 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함께 한 6ㆍ15, 10ㆍ4 공동선언을 실천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내부적으로는 국민통합을 깨고 외부적으론 남북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두 공동 선언을 실천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바로 박 대통령이 말한 통일대박에 이르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문 대표의 두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놓고 당 내에서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신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앞서 첫 일정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 인혁당 열사들의 묘소 참배가 더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신아일보] 이재포 기자 jp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