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인적쇄신·정책수정 총공세… '친박'은 부글부글
'비박' 인적쇄신·정책수정 총공세… '친박'은 부글부글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2.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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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주류·비주류 갈등 재점화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청원·이정현 최고중진회의 불참
당분간 비주류 행보 주시 '와신상담'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비주류가 당 지도부를 안팎으로 완전히 장악하면서 한동안 내재했던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4일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에 대해 "자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시절에 사무총장, 비서실장을 했는데도 이런 식으로 나오느냐"면서 "지금이 의원 내각제이냐, 원내대표가 대통령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있지도 않은 '십상시 권력 비리' 이런 것들을 얘기하면서 청와대 비서관들을 흔들어 놓음으로써 청와대를 '비정상적인 집단'을 만들어놓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 주류 측이 즉각적인 대응 사격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왕당파'임에도 전당대회, 원내 지도부 선거, 국회의장 후보 경선, 주요 광역단체장 경선 등에서 참패를 거듭하면서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 반격할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뼈아픈 현실을 절감한 주류 측은 당분간 비주류 지도부의 행보를 지켜보며 절치부심 속에 응전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주류의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 보다는 불편한 심경을 회의 불참을 통해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들 두 친박 의원이 빠지자 이날 새누리당 회의는 마치 이명박 정부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과거 친이계 출신 또는 비박 인사들 일색이었다. 친이계 출신인 김태호 최고위원과 이군현 사무총장, 강석호 제1 사무부총장, 김영우 대변인, 이재오 이병석 정병국 심재철 정미경 의원 등과 비주류인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비판하고 수정을 요구했다.

김 대표도 국민의 합의를 토대로 재정 건전성을 감안한 새로운 복지 모델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 비주류 핵심 당직자는 복지 기조 수정에 대한 주류 측의 반발에 대해 "온 국민이 옳다는 데 자기들만 아니라고 하니까 제 정신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친박 주류가 무기력감 속에 '와신상담'에 들어가면서 당장 주류와 비주류 간 정면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갈등의 불씨와 긴장감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옛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는 청와대와 주류 측을 겨냥한 공세의 강도를 갈수록 키울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비주류 지도부는 무상복지 축소를 비롯한 복지 구조 조정과 당·정·청 회의 정례화, 청와대와 내각의 대폭 인적 쇄신 등을 계속 요구한다는 방침인데다, 옛 친이계가 중심이 된 개헌파도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한꺼번에 현실화하면 코너에 몰린 친박 주류가 현저한 전력의 열세에도 배수의 진을 친 채 '결사항전'에 나설 확률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일부 핵심 친박 인사들을 뺀 나머지 친박 의원들의 '탈박(脫朴)'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