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우리의 소원’ 천만 합창”
“광복절에 ‘우리의 소원’ 천만 합창”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2.04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복 70주년 이벤트 준비하는 불암고 교사 황의중씨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다. 그 어느 때보다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표출하고 다져야 하는 때다.

황의중(57) 불암고 교사가 제안한 ‘2015 우리의 소원-천만의 합창 나비 날다’라는 이벤트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행사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국민과 재외동포, 세계인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김종철 거버넌스센터 이사, 배덕호 지구촌동포연대(KIN) 공동대표, 이철주 문화기획자 등이 황 교사와 의기투합해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33인으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33인의 준비위원은 1000만명에게 동참을 호소할 1945명(1945년을 의미함)의 추진 단원을 모집한다. 이 단원들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3월 1일 정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모여 ‘2015 우리의 소원 국민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황 교사는 3일 인터뷰에서 “오는 8월 15일 오후 8시 15분 한국과 전 세계에서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이를 SNS 등으로 생중계하는 음악제를 만들고 싶다”면서 “그날 국민과 재외동포 및 전 세계가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한바탕 잔치를 열어보자는 것이 이번 이벤트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일 잠실 종합운동장이나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우리의 소원’이라는 곡을 주제로 작곡한 음악이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초연으로 울려 퍼지고, 그 노래에 맞춰 1945명의 전문 단원과 1만여 명의 국민이 합창하는 세계 최초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공연 1부에서는 세계적인 뮤지션과 우리나라 그룹들이 ‘우리의 소원’을 편곡한 작품이 연주되고, 2부에서는 젊은이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꾸미는 ‘통일 페스티벌’의 장(場)이 마련된다.

“사실 8월 15일 당일 행사 자체는 큰 의미가 없어요. 그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금, 피아노, 바이올린 등으로 ‘우리의 소원’을 연주해 유튜브에 올리고, 통일 전시회도 열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겁니다. 뛰어난 작품을 골라 공연하고 전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래서 황 교사는 준비위원 1945명의 절반가량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채울 생각이다. 그들이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고, 행사 전반을 기획하도록 맡길 계획이다. 통일을 향한 여정 속에서 세계적인 멋진 잔치를 우리가 만들어냈다는 자신감을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를 천만 명이 부른다고 곧바로 통일이 이뤄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멋진 행사를 만들려고 노력을 쏟는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죠. 이 대규모 이벤트가 성공한다면 세계는 우리나라를 쉽게 보진 않을 것이며, 덩달아 국격은 향상될 것입니다. 결국 통일에 대한 지형은 바뀌어 있을 것이고, 통일을 쉽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1981년부터 서울 지역에서 국어 교사로 활동해온 황 교사는 1999년부터 5년간 일본의 오카야마 한국교육원장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재외동포에 관심을 뒀다. 귀국 후 재외동포 NGO 단체인 지구촌동포연대(KIN)와 함께 재일동포, 특히 조선학교를 한국 사회에 알리는 일에 힘을 쏟았다.

일본 도쿄도 측과의 땅 반환 소송에 휘말려 장기간 소송을 진행하는가 하면 부지 구입비가 부족해 애를 태우던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돕기 위한 ‘에다가와조선학교지원모금’ 집행위원장과 운영비 적자로 문을 닫은 일본 유일의 강제징용 기념관인 단바망간 재건 한국추진위원회 실행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